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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서적

제목음식 토정비결 22018-04-21 23:04:25
작성자 Level 10

7.팥

 귀신을 물리치는 신성한 곡식

 팥을 한자명으로 소두 또는 적두라고 부른다. 우리가 보통 '콩'이라고 할 때는 콩나물의 재료로 쓰이는 대두를 말하는데 팥은 여기에 비하여 '작은콩' 또는 '붉은콩'이라는 뜻이다. 이렇듯 팥은 콩과는 사촌벌 되는 잡곡으로 우리 조상들과 수천년 동안 숨결을 함께 해왔다.
특히 팥은 일상적인 식탁에서보다는 세시풍속에서 그 진가를 발휘해 왔다. 동지팥죽이나 시루떡, 기타 떡고물 등 명절 때나 제사 때 흔히 볼 수 있는 음식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팥을 민속작물이라고 한다. 팥의 기원에 대해서는 기록이 분명하지 않으며 다만 인도에 있는 덩굴팥이나 히말라야 산기슭 등에서 발견되는 야생종을 원종으로 추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콩과 마찬가지로 이미 신라시대 이전부터 재배되었던 기록이 있다. 함경북도 회령군 오동의 청동기 시대 유적에서는 팥의 잔해가 출토된 바 있다. 여기서 발견된 원시무문토기에는 팥의 압문이 들어 있다. 또한 백제의 군창 자리에서 녹두와 함께 출토된 적도 있다.
 팥은 동양의 온대지방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유럽지역에서는 거의 재배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팥을 최초로 재배한 곳은 중국이나 한국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중국, 한국, 일본 등지가 주산지이다. 팥은 콩과 비슷한 조건에서 잘 자라지만 약간 다습한 곳을 좋아하며 늦게 파종하여도 적응이 잘 되므로 7월 상순까지도 파종이 가능하다.
 팥은 조금 독특한 식물이다. 우선 그 색깔부터 선명한 붉은 빛을 띠고 있다. 그런 이유로 예로부터 주술적인 면에 많이 이용되어 왔다. 역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붉은색은 양의 색깔로 귀신을 쫓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굿을 할 때 잡귀를 쫓아내기 위하여 사용되기도 한다. 일반 민가에서는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먹는 등의 세시풍속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동지 팥죽의 유래는 고대 중국의 고사에서 찾을 수 있다. 아주 오랜 옛날 중국에 공공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이 사람에게는 아무 재주도 갖지 못한 아들이 하나 있었다. 이  아들은 마침내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었는데 그 날이 동짓날이었다. 죽은 아들은 역귀가 되어 사람들을 괴롭혔다. 그런데 이 아들은 생전에 팥을 싫어했으므로 사람들은 그가 죽은 동짓날 팥죽을 쑤어 귀신을 쫓는 풍습이 생겨난 것이라 한다.
 동지 팥죽은 먼저 사당에 떠다놓고 차례를 지낸 다음 집안 곳곳에 한 그릇씩 떠다놓고 대문, 벽, 문설주 등에 팥죽물을 수저로 떠서 뿌렸다. 이렇게 하면 액을 막고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동국세시기}에는 10월 오일에는 팥떡을 마구간에 바치고 말의 건강을 비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팥죽은 비단 동짓날에만 쑤어 먹은 것은 아니다. 우리 전래 풍습에는 동네에서 초상이 나면 상가에 팥죽을 쑤어서 가지고 갔으며 이사할 때도 팥죽을 쑤었다. 특히 명절 때나 고사를 지낼 때 꼭꼭 상에 올리는 시루떡은 팥고물을 사용한다. 이것도 앞에서 말한 일종의 주술적 의미를 지닌 것이라 하겠다.

 성분

 팥에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미네랄류, 비타민 B1, B2 등의 영양소와 소량의 사포닌이 들어있는데 주성분은 단백질과 당질이다. 당질 중에서도 특히 전분을 많이(34%) 함유하고 있다. 또한 팥의 전분은 세포섬유에 쌓여 있기 때문에 혀끝에 닿는 감촉이 좋으며 삶아도 전분이 풀처럼 끈적하게 풀리지 않는다. 그러나 소화는 비교적 안되는 편이다. 또한 기초적인 영양분 함유량에 있어서도 콩의 1/5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팥은 비타민 B군이 풍부하기 때문에 각기 예방에 대단히 효과가 있다. 특히 비타민 B1은 당질이 체내에서 연소될 때 꼭 필요한 성분이다. 이 비타민 B1은 신경과 관련이 깊어 이것이 부족하면 식욕부진, 피로감, 수면장애, 기억력 감퇴, 신경쇠약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비타민 B1이 부족하기 쉽다고 한다. 따라서 팥과 같은 식품을 같이 먹음으로써 영양의 균형을 맞추어주면 좋다.
 {약성론}에 의하면 '팥은 열독을 다스리고 나쁜 피를 맑게 한다'. {명의별록}에는 '팥은 한열(한열)과 속이 열한 것을 다스리며 소변을 이롭게 한다. 소갈에도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리방법에 따라 다음과 같은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삶은팥/
 팥을 그냥 삶아서 먹으면 혈액을 증가시키는 철분과 함께 비타민 B1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달인팥/
 팥에 다섯 배 정도의 물을 붓고 완전히 졸아들 때까지 달여서 공복에 먹으면 이뇨, 소염작용이 있어 간 기능을 도와주고 숙취에 효과가 있다. 
 *팥농축액/
 팥과 다시마를 물에 넣고 내용물이 부드럽게 될 때까지 삶아서 먹으면 녹말을 소화하는데 필요한 비타민 B1을 다량 섭취할 수 있다.

 쓰임새

 앞에서 언급한 주술적인 용도 외에 팥은 주로 식용으로 쓰인다. 물론 먹을거리로 만들어서 거기에 주술적인 의미를 담는 경우도 있다. 팥죽이나 시루떡 등이 그런 것이다.
 요즘은 기업체에서 인스턴트 식품으로까지 내놓은 팥죽(단팥죽은 일본 사람들이 우리 팥죽을 배워서 만든 것이다)을 비롯하여 팥밥, 팥시루떡, 송편이나 절편 안에 넣는 팥고물, 팥단자, 팥고추장, 팥장 등이 민속음식으로 지금까지 전해 내려온다.
 {도경본초}에 의하면 '각기를 앓는 사람이 있었는데 팥을 포대에 채워넣고 이 팥포대를 아침 저녁으로 오랫동안 밟아댔더니 드디어 나았다'고 한다. 또 {본초강목}에서는 '팥은 난산을 다스리고 잉어, 붕어, 닭고기를 넣고 삶아 먹으면 젖이 잘 나온다'는 기록이 있다. 요즘에도 일부 지방에서는 생일날 팥밥을 지어 먹는다. 찹쌀에 팥을 넣어 밥을 지으면 찹쌀의 끈기와 팥의 붉은빛이 합쳐져 묘한 조화를 이루는데 이것을 보통 '찰밥'이라고 한다. 여기에 밤, 대추, 호도 등속을 넣어 약밥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팥은 민간요법의 재료로도 다양하게 쓰인다.
 *피부가 거친 사람은 팥을 볶아서 이것을 다시 물에 개어 얼굴을 씻어내면 피부가 부드러워진다.
 *비만으로 걱정이 많은 사람은 삶은팥을 다량 섭취하면 좋다. 이때 팥에 설탕을 넣으면 좋지 않으므로 약간의 소금을 첨가하여 충분히 맛을 낸다.
 *만성 각기에는 팥과 율무쌀을 8:3 비율로 섞어 함께 삶아 밥 대신 먹는다. 하루 세 끼니 밥처럼 먹으면 된다. 이 때는 약간의 설탕을 넣어도 좋다.
 *이질에는 팥 1홉을 밀가루와 함께 삶아 한번에 먹는다.
 *변비에는 팥을 달여낸 즙을 수시로 마시면 통변된다.
 *부종에는 뽕나무 삶은 물에 팥을 달여 수시로 마시면 효과적이다.
 *과음으로 인해 구토가 심할 때는 팥을 달여 그 물을 마시면 가라앉는다.
 이밖에도 팥은 고기 중독을 푸는데 좋으며 산모가 젖이 부족할 때도 그 즙을 마시면 좋다.
 또한 메밀겨와 팥을 같은 비율로 섞어 만든 베개를 사용하면 통기성과 단단함이 있어 머리를 차게 해준다. 건강의 기본이 '머리는 차게 하고 발은 덥게 하는데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팥베개는 열 축적을 막아주므로 정신건강에 좋다.

 이것이 토종

 팥은 현재 중국, 태국 등지에서 주로 수입된다. 수입산 팥은 국내산에 비해 대체로 알이 잘다. 특히 색깔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색깔이 검붉을 정도로 진한 것을 수입산으로 보면 된다.
 국내산은 알이 굵고 붉은색이 엷고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수입산과 반반씩 섞어 파는 경우도 있으므로 구별이 묘연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일단은 색깔이나 크기가 일정하게 고른 것을 선택하여 수입산인지의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장려품종이 선정되어 있지 않지만 우수한 품종으로는 홍천 적두, 진천 적두, 영동적두 등이 있다.

 ***참고자료
 1.월간 {소비자시대}92.8
 2.{한국민속신문} 21호
 3.{약용 음식물 백선}
 4.{기초식품학} 지구출판사
 5.{약이 되는 식품} 이철호,어문각
 6.{민족문화대백과}
 7.월간 {식품과 건강} 91.11, 92.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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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조

 알갱이는 작지만 가장 오래된 곡식

 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토종작물로 분류된다.
 벼과에 속하는 일년생 단자엽 식물로서 곡류 중에서 알갱이가 가장 작다. 그러나 어떤 작물보다도 저장성이 강하다. 조는 그 원형이 강아지풀이다. 강아지풀은 세계적인 잡초로서 아직도 조와 교배가 용이하고 또한 조와 동일한 발생지에 분포한다.
 조는 중국, 만주에서 오랫동안 재배되어 왔다. 기록에 의하면 조는 서기전 2700년경 중국 신농의 오곡 중에 포함되어 있다. 이미 그 시대에 야생종을 순화하여 재배했다는 증거이다. 우리나라도 재배시기는 대략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원시농경의 형태가 남아있는 황해도 봉산군 지탑리 유적에서 발견된 곡식이 조 또는 피로 보인다고 한다.
 조는 온난하고 건조한 지역에 적합한 작물이며 북위 45~50도 이남에 분포한다. 또한 해발 1300m지대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실제로 조는 세계 전역에서 넓게 재배되고 있다. 유럽 동남부, 아프리카 북부, 아시아 전역은 물론, 북남미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미국에는, 초기의 유럽 이민들이 전파하였으며 1848년 경부터 재배가 장려되어 20세기 초반에는 이미 미국의
기장류 중 90%를 차지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쌀보다 먼저 들어온 조는 예전에는 주곡의 하나로 취급되었다. 그래서 지난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14만ha의 면적에 재배되었으나, 그후 재배면적이 급격하게 줄어 1983년에는 1천5백ha밖에 재배되지 않았다. 줄잡아서 20년 동안 재배면적이 1백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역사가 오래된 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조를 오곡에 포함시키지 않은 점은 의아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현상은 조의 식량적 가치가 다른 곡식에 비하여 낮고 소출량이 낮아 경제적 수익성이 따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에는 차조와 메조가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 재배현황을 보면 메조가 80~90%를 차지하고 있다. 조는 알갱이가 무척 작고 둥글다. 이를 일컬어 흔히들 좁쌀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좁쌀영감'하면 잔소리가 많으며 속이 좁은 사람을 가리키는데 이것도 조알갱이의 모습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
 종자의 껍질색은 동색, 황색, 회색, 흑색 등 다양하며 종피색도 회백색, 황백색, 암녹색, 회색 등이 있다. 그리고 줄기는 단면이 둥글며 속이 차있는 것이 특징이다.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줄기의 크기는 대략 80~150Cm 정도까지 자란다. 이삭의 표면은 많은 털이 달려있어 거칠고 강아지풀처럼 알갱이가 단단히 뭉쳐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본격적으로 조 품종의 육종사업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재래종을 수집하여 분류하는데 그치고 있다. 봄조에는 모래조, 지나조, 천안조(차조)가 있으며 그루조에는 청미실, 강달조, 국분 등이 알려져 있다.
 조는 주로 강원도, 경상북도, 전라남도, 제주도에서 많이 재배되며 단위수량도 높은 편이다. 현재는 전남 해남군 화원면 일대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으나 해마다 그 재배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성분

 조는 단백질과 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소화흡수율이 뛰어나다. 도정한 조의 영양성분을 보면 단백질10%, 당질 70%로 대부분 쌀과 같은 녹말이다.

 쓰임새

 과거에 조는 쌀이나 보리와 함께 섞어서 주식으로 이용되었다. 또한 엿, 떡, 소주, 풀, 새먹이 등으로 이용된다. 또한 짚은 연료 및 벌레를 잡는데 쓰인다. 특히 조의 줄기는 가난한 사람들이 봄철 보릿고개를 지날 때 다른 곡물이나 채소와 함께 섞어서 짚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이밖에도 가축의 사료, 지붕 이엉, 땔감 등에 사용되어 왔다. 근래에 들어 조의 생산량도 줄고 쓰임새도 축소되어 이제는 가축이나 새의 사료로 사용되는 정도이다. 그러나 만주 일대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들은 아직도 조를 주곡으로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구미지역에서는 좁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빵을 만들기도 한다. 순수한 밀가루 빵보다 맛은 약간 떨어지지만 영양면에서는 손색이 없다.
 한편으로 조는 민간약으로 쓰이기도 한다.
 {신수본초}에 의하면 '좁쌀 뜨물은 곽란으로 열이 나고 번갈이 있을 때 마시면 즉시 낫고 소갈을 그친다'고 나와 있다.
 {본초습유}에서는 '좁쌀을 물에 끓여 먹으면 복통 및 코피를 멎게 하고 가루를 만들어 물에 타서 죽을 먹으면 몸의 독을 푼다. 곽란 및 위통을 다스리고 놀라는 병에 좋다'는 기록이 있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차좁쌀은 폐병을 다스린다. 차조는 폐의 곡물이니 마땅히 폐병환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조를 활용한 민간요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구토가 심할 때는 좁쌀가루를 식초에 조금 타서 먹는다.(천금방)
 *설사에는 차좁쌀 가루에 설탕을 조금 섞어 4~5숟갈씩 먹는다.(간역방)
 *소갈증에는 좁쌀로 밥을 지어 말린 다음 이것을 가루를 내어 물에 타서 먹는다.(의방심경)
 *코피가 그치지 않을 때 좁쌀 가루를 물에 타서 먹는다.
 좁쌀 미음은 특히 환자들에게 좋다. 인삼을 함께 넣어서 푹 끓여 체에 받쳐서 먹는다. 좁쌀 미음은 특히 신장병 환자에 적합한 식품이다. 특히 병원에 입원한 환자에게는 쌀밥보다는 조밥을 주는 것이 현명하다. 쌀에 차좁쌀을 적당히 섞어서 밥을 지어 먹으면 소화나 영양 면에서 매우 좋다고 한다.
 이밖에도 조는 각종 전염병 예방과 위장, 비장, 간장, 안질환 등에 탁월한 약효를 지니고 있다.

 이것이 토종

 현재 조는 중국산이 다량 반입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 해남 화원 등지에서 다량 재배되었으나 지금은 중국산에 밀려 재배면적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해남 화원의 경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화원 단위농협에서 매해 수백 톤씩 수매를 했으나 92년도에는 수매량이 5톤 정도에 머물렀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머지 않아 토종 좁쌀은 멸종되어버릴 지도 모른다. 농가에서 조 재배를 기피하는 이유는 여타의 작물과 마찬가지로 저가격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메조의 경우에는 중국산에 완전히 장악되어버렸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산은 차조와 메조의 구분이 모호하여 두 가지 다 누른색이 강하다. 이것은, 황하 유역에서 조가 많이 재배되므로 황색토양의 영향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중국산과 차이가 분명한 차조를 우리가 적극적으로 재배한다면 결코 수입산에 밀리지 않고 순수한 토종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토종 좁쌀의 특징을 보면 메조의 경우 이삭이 작고, 알갱이는 약간 흰빛이 도는 연노란색으로 대체로 색깔이 연한 편이다. 또한 차조는 메조보다 이삭이 훨씬 크고 굵으며 알갱이는 녹색에 가까운 노란색이다. 토종 좁쌀은 현재 농협에서 일괄 수매하여 보급하고 있다.

 ***참고자료
 1.{민족문화 대백과}
 2.{약용 음식물 백선}
 3.전남 해남 화원 단위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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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메밀

 도인들의 선식

 아무리 문학에 문외한이라도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 소설은 휘영청 밝은 달빛과 어우러져 하얀 꽃이 만발한 메밀밭을 지나는 두 사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으로 나오는 메밀꽃이란 게 소설의 쓸쓸한 분위기 만큼이나 실제로도 우리 조상들의 굶주리고 슬픈 삶과 사연을 함께 하고 있다. 흉년이 들면 잡곡으로 연명해야 했던 우리나라에서 메밀은 구황작물로 활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구황작물 중에서도 메밀은 특별한 대접을 받기도 했다. 옛날 선인들은 메밀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메밀이 소화가 잘되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도를 닦는 사람들은 많이 먹지 않기 때문에 위장 기능이 약해진다. 따라서 소화가 잘되는 식품을 섭취해야 했던 것이다.
 메밀은 여뀌과에 속하는 식물로, 알맹이는 흑갈색의 딱딱한 껍질에 둘러싸여 있으며 정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이것을 도정하면 껍질은 떨어져 나가고 가루가 나오는데 메밀 열매에서 가루가 나오는 비율은 70~75% 정도이다.
 메밀의 재배역사는 비교적 짧다. 원산지는 동아시아의 온대 북부, 아무르강, 만주, 바이칼호 부근이다. 7~9세기의 당나라 때 일반에게 알려져 10~13세기 경에 널리 보급되었다고 한다.
 문헌상의 기록을 보면 서기 713년 경에 나온 {식료본초}에 메밀에 관한 기록이 나오며 이보다 시대적으로 앞선 {제민요술}의 잡설에 메밀가꾸기에 대하여 상세하게 나온다. 그러나 최근에 중국 한나라 시대의 분묘에서 메밀이 출토된 사실로 미루어 메밀의 역사는 지금까지 밝혀진 연대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기원전 8세기 이전에 중국으로부터 들어왔고, 이후 일본으로 전했다고 한다. 일본에서 8세기 경에 이미 메밀 재배를 장려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원산지에서 가까운 우리나라에는 그보다 훨씬 이전에 재배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옛 문헌에서 메밀에 대한 기록은 {향약구급방}에 최초로 나온다. 메밀은 생육기간이 짧고 추위에 잘 견딘다. 파종해서부터 약 2개월 후 수확할 수 있다.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강하고 한대지방이나 높은 산지에서도 잘 자라므로 옛날부터 구황작물로 이용되어 왔다. 즉, 극심한
흉년이 들었을 때 대작이나 토양이 척박한 흉작지대에서 응급작으로 재배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구황식물로 우리 조상들의 배고픔을 면하게 해주었던 메밀은 언제부턴가 메밀국수, 냉면 등의 특수한 향토음식 문화를 발전시켜 주었으며 근래에 와서는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성분

 메밀의 과피를 제외한 메밀분의 주성분은 탄수화물로 전분(녹말)이 주가 되는데 아밀라제(Amylose) 25%, 아밀로펙틴(Amylopectin) 75%로 구성되어 있다.
 메밀에는 특히 필수 아미노산과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며, 비타민 B1과 B2, 칼륨, 인산 등도 많이 들어 있다. 또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성분도 들어 있어 혈압환자에게는 아주 좋은 식품이다.
 메밀은 다른 곡류에 비해 리신, 트레오닌, 트립토판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 식물성 단백질로서는 우수한 식품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메밀국수 및 메밀묵 등을 많이 먹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식생활이라 하겠다. 비타민 B1의 함량이 매우 높고, 특히 모세혈관을 보강하는 루틴이 포함되어 있어 모세혈관 출혈방지 및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있다. 메밀에는 많은 효소가 존재하므로 보존에 주의해야 한다.

 쓰임새

 메밀은 외국에서는 주로 사료용으로 쓰이나 한국, 일본 등지에서는 식용으로도 수요가 많다. 이를테면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메밀순을 소, 돼지, 사육용 사료로 사용하고, 인도에서는 이것을 소채로 먹기도 한다. 또한 독일에서는 메밀로 맥주, 증류주 등 술의 원료로 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메밀국수, 메밀묵, 메밀부침 등으로 식탁에 오르거나 메밀묵과 닭고기를 맑은 장국에 넣어 끓인 다음 여기에 계란을 풀어 갖은 고명을 얹은 유탕등을 보신제로 먹기도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메밀껍질을 베갯속으로 이용해 왔다.
 메밀 가루에는 프롤라민의 함량이 적으며 메밀가루 입자 상호간의 끈기가 약하므로 밀가루를 30~80%정도 배합하고 소금을 첨가하여 물로 반죽한 다음 '메밀국수'를 만든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메밀가루로 죽을 만든 다음 이것을 굳혀서 젤리상태의 [메밀묵]을 만들었다. 그리고 메밀의 연한 잎사귀는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기도 했다.
 메밀가루는 너무 희면 영양분이 적다. 감피부분이나 겉껍질의 부서진 가루가 많이 섞여 있을수록 영양면에서 좋으며 향기도 높다. 또한 메밀은 열매 뿐만 아니라 줄기나 잎에도 루틴의 함량이 풍부하므로 채소로 이용할 수도 있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메밀은 장과 위를 실하게 하고 북돋아준다. 또한 적체, 풍통, 설사 등을 없애준다'고 한다.
  {식료본초}에는 '메밀은 정신을 맑게 해주고 오장의 부패물을 제거시켜 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요즘에 민간요법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비만이나 변비, 숙변 제거에 메밀 줄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말린 메밀대를 푹 삶아서 우린 물을 먹으면 장 속의 온갖 찌꺼기가 씻겨 나온다. 물론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권장할 방법은 못된다. 하지만 온갖 약이나 운동 등의 요법으로도 치료되지 않은 만성변비환자는 한번쯤 시도해볼만한 방법이다.
 이밖에도 메밀은 소화불량, 중풍예방 등에도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메밀가루와 대황가루를 섞어 잠자기 전에 온수나 술과 함께 먹으면 효험이 있다. 메밀껍질과 함께 검은콩, 녹두껍질, 결명자, 국화초를 각각 같은 분량으로 베개 속에 넣어 베고 자면 뇌와 눈이 맑아진다. 이 방법은 두풍열이 있는 사람이나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다.

 이것이 토종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메밀의 품종으로는 보통종, 달단종, 유시종, 숙근종 등이 있다. 이중 보통종이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으며, 달단종은 가루에서 쓴맛이 나고 유시종은 씨알의 모가 자라서 날개처럼 된 것이며 숙근종은 다년생 메밀이다.
 또한 수확하는 시기에 따라서 여름메밀과 가을메밀로 나눌 수 있는데 주로 재배되는 재래 품종은 가을메밀이다. 그러나 가을메밀이라 하더라도 각 지방에 따라서 독특한 풍토의 영향을 받아서 품종에 약간씩 차이가 난다. 그러한 의미에서 메밀은 토양의 성질에 상당히 민감한 작물이라 할 수 있으며 토종의 의미를 새삼 일깨워 주는 작물이다.
 우리 나라에서 메밀은 강원도, 함경도, 평안도 등지의 산간, 개간지에서 많이 재배된다. 특히 고산지대의 자갈땅에서 생산한 메밀이 맛이 좋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되기도 한 강원도 평창 등의 해발 600m 이상되는 화전지대에서 나는 메밀은 그 맛과 질이 우수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참고자료
 1.{약이 되는 식품}
 2.{식품사전}
 3.{기초식품학} 150쪽,지구문화사
 4.{약용음식물 백선}
 5.{보약의 건강학}
 6.{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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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초류>

 10.인삼

 세계 최고의 고려 인삼

 우리나라에 인삼이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백제 온조왕 때 당나라에 갔던 사신이 인삼종자를 가져온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설과, 지금으로부터 천 몇백 년 전에 전라도 지방에서 야생 인삼의 종자를 채취하여 재배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인삼의 약효가 인정되어 약재로 쓰기 시작한 것은 고려 중엽 때이며 조선조 초기부터 일반에게 널리 보급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의 강화, 개성과 함께 충남 금산이 인삼의 특산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금산은 전국 인삼 거래의 중심지인데, 모든 인삼 거래는 이곳을 통해야만 상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금산에 인삼이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수백 년 전이라고 한다. 그때 강씨(강씨)라는 사람이 산신의 계시로 금산읍에서 4km 떨어진 진악산에서 인삼을 발견하여 보급한 것이라 한다. 금산의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금산읍 중도리에 있는 인삼시장에는 산더미처럼 인삼이 쌓인다. 또한 그것을 사고 파는 사람들과 외지에서 온 구경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어 발디딜 틈없이 붐빈다. 게다가 금산 읍내에는 조금 특별한 인삼 가게들이 많다. 이를테면 수삼을 큰 솥에 넣고 푹 삶아낸 찐짜 인삼차를 파는 '인삼다방'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고장의 특산물인 인삼을 둘러싸고 갖가지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해마다 10월이면 인삼 수확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인삼의 보급 등을 위해 '인삼 미인 선발대회', '인삼 심포지엄' 등이 열리며 활쏘기, 씨름, 농악, 불꽃놀이, 가장행렬, 붓글씨 대회, 강신제 등의 '인삼축제'가 벌어진다.
 '화문석'의 고장이기도 한 강화도의 수삼과 함께 부여 홍삼도 유명하다.
 인삼은 기후와 토질에 따라 약효가 크게 달라진다. 인삼 중에서도 최고의 약효를 지닌 것이 고려인삼, 즉 우리나라산(산) 인삼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도 자연산 삼이 자라기는 하지만 그곳에서 자란 인삼은 무처럼 크기만 할 뿐 맛도 쓰고 약효는 우리나라 인삼의 십분의 일도 안된다. 역시 토종이 최고인 셈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난 인삼의 종자를 다른 여러 나라에서 가져가서 재배해본 결과, 푸짐하게 잘 자라기는 하지만 약효는 별로 없다는 것이 확인 되었다. 역시 한 곳에서 태어난 인간과 자연물은 닮았음을 알 수 있는 일이다.
 옛날부터 최고의 영약으로 알려진 산삼은 오갈피나무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데 그 뿌리가 약으로 쓰인다. 깊은 산 숲 속의 그늘진 곳에서 포기포기 자라며 드물게는 무리를 이루어 자란다. 이것을 인간이 심어 기른 것이 바로 인삼이다. 이처럼 산삼의 재배종인 인삼은 뿌리를 캐서 물에 씻어 겉껍질을 말려 쓰기도 하고 그냥 먹기도 한다.
  흔히 인삼이라고 하면 말린 삼(백삼)을 말하는 것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가공방법에 따라 수삼과 백삼으로 나눌 수 있다. 수확한 것을 그대로 파는 것을 수삼이라 하고, 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려 파는 것을 백삼이라 한다. 또한 쪄서 말린 것을 홍삼이라 하는데 붉은 밤색을 띠며, 요즘에는 전매공사에서 전담하고 있다. 이들 가공인삼은 주로 5~6년근을 사용한다.
 이밖에도 당삼, 산삼 등이 있다. 모양은 대체로 백삼과 비슷하지만 당삼은 약간 노란색을 띤 흰색이고 단맛이 난다. 야생종인 산삼은 뿌리꼭지가 가늘면서 긴 것이 특징이다. 인삼보다 약효도 뛰어나고 값도 훨씬 비싼 편이다. 또한 산삼은 그 모양에 따라 값어치가 크게 달라진다. 예로부터 사람의 모양을 빼닮은 것일수록 영험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여자의 나신 모습을 한 동녀삼이나 사내 아이의 발가벗은 모습을 한 동자삼을 최고로 친다. 그리고 오래된 인삼일수록 약효가 뛰어나다. 최근에 고려인삼은 수출품으로 외화 획득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인삼을 가공한 껌, 캔디, 과자 등이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성분

 우리 토종 인삼에는 사포닌 배당체(4~5%) 날기름(0.05~0.25%), 스테로이드, 탄수화물, 유리아미노산, 비타민, 효소, 기름, 수지, 무기물 등이 들어 있다.
 이 중에서도 약효의 중심이 되는 것은 사포닌 성분이다. 사포닌은 피부에 직접적인 작용을 가하여 세포를 부활시킨다. 즉, 새로운 피부 세포를 자꾸 만들어 생기있고 탄력있는 피부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 밝혀진 것으로 다당류인 파나키산이라는 성분이 있다. 이것은 혈당치를 내리기 때문에 당뇨병에 효과가 있으며 피부의 수분을 보호해주는 작용을 한다.
 이와 같은 인삼의 성분을 활용하여 요즘에는 여성들 사이에서 인삼미용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쓰임새

 인삼은 보통 대추, 생강, 밤 등을 적절히 배합하여 달여 마시는 것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지만, 수삼은 그냥 날것으로 먹거나 꿀을 발라서 먹기도 한다.
 수삼을 썰어서 꿀에 재웠다가 먹는 방법은 별로 좋지 않다. 꿀에 잰 인삼은 이틀 정도 지나면 일종의 독소 성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각종 의서에는 인삼에 관한 기록이 약방의 감초보다 더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록에는 인삼이 신비한 효험을 발휘하는 영약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중에서 몇 가지 예만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약용식물사전}에는 '인삼은 보혈 강장은 물론 병후 소약, 정력감퇴, 노쇠, 영양부족, 위장병, 신경쇠약, 폐병, 빈혈증, 신경통, 변비, 감기 등과 기타 만병에 뛰어난 효험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본초강목}에는 '인삼은 모든 허증과 현훈, 혈붕, 토혈 등을 다스린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보제방}에는 '비위가 약하고 식욕이 없을 때 생강즙과 인삼가루, 꿀을 넣고 달여서 고약같이 만든 다음 미음에 타서 먹으면 좋다'는 처방이 나온다.
 이밖에도 지금까지 알려진 인삼의 효능은 다양하다. 즉, 강심작용, 건위작용, 노화예방, 간기능 회복, 두뇌활동 촉진, 조혈작용 등의 효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인삼은 현대인의 불치병인 암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고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스트레스, 갱년기 장애, 냉증, 알콜 중독, 류머티즘, 알레르기, 피로회복, 피부미용 등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인삼이 인체에 주는 효과에 대해서는 한 가지 임상실험의 예를 통해서 실감할 수 있다.
 평균 체중이 1.4kg인 수토끼 집단에 2개월 동안 날마다 인삼가루 0.5g씩을 먹인 다음 부고환을 떼어서 현미경표본으로 만들어 정충의 체외생활 지속시간과 활동 상태를 보통 토끼와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인삼을 먹인 토끼 집단은 먹이지 않은 토끼들보다 정충 형성이 우세했고 수도 많았으며 운동도 활발하였다. 또한 정충의 체외생활 지속 시간도 무려 7시간이나 더 길었고 고환 자체의 무게도 0.4g이나 더 무거웠다. 민간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요법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천식으로 숨이 찰 때는 인삼가루를 하루에 5~6회, 각 한 숟갈씩 열탕으로 먹는다.
 *비위가 허약하고 식욕이 없을 때 생강즙에 인삼가루 4냥, 벌꿀 10냥을 넣고 고약같이 달여놓고 이것을 다시 따뜻한 물에 1숟갈씩 타서 먹는다. 위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인삼은 훌륭한 약효를 지니고 있지만 체질에 따라서 적합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인삼을 먹기 전에는 자기 체질에 인삼이 맞는지의 여부부터 알아보아야 한다. 이를테면 인삼을 먹고나면 얼굴이 붉어지거나 가슴이 답답하고,혹은 피부발진을 일으키는 사람은 가급적이면 인삼을 먹지 않는 편이 좋다. 이런 체질을 가진 사람을 소양인이라고 하는데 비위에 열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인삼은 비위기능이 약하고 체질이 냉하며 몸이 허약한 소음인에게 가장 적합한 약재이다.

 이것이 토종

 인삼은 중국에서 다량 수입되고 있다. 근래에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백삼은 길이에 비해 지나치게 굵고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거칠며 약효도 거의 없다. 중국 사람들도 옛날에는 우리나라 산 인삼을 사들여서 보약재로 썼다고 하는데 이제는 거꾸로 우리가 중국산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산 인삼은 다리가 잘 발달되지 않았고, 있더라도 한두 개가 고작이다. 그리고 삼 머리가 길며, 홍삼의 경우 암갈색으로 어두운 빛을 띠고 있고, 백삼은 윤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중국산 인삼은 냄새도 좋지 않다.
 반면에 토종 인삼은 잘 발달된 다리가 2∼4개 있으며 삼 머리가 건실하고 짧다. 홍삼의 경우 적갈색, 또는 담갈색으로 윤택하며 백삼은 깨끗한 유백색이며 인삼 특유의 향내가 난다.
 토종 백삼을 구할 때는 우선 인삼연구소의 품질검사 표시를 확인하거나 인삼 전문상가를 찾아가서 흠집이 적고 곧게 뻗은 것을 골라야 한다. 수삼은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 외국산은 거의 없다. 그러나 국산이라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마구 섞어파는 일이 흔하므로, 덤으로 몇 뿌리 더 얻는 데 현혹되지 말고 크기가 고르게 묶인 것을 택해야 한다.

 ***참고자료
 1.과학백과사전 ㅊ판사 <보약의 건강학> 일월서각
 2.이철호 <약이 되는 식품> 어문각
 3.이철호 <장터순례> 유림출판사
 4.안덕균 감수 <한국의 민간요법> 도서출판 가서원
 5.<가정과 생활> 동아일보 92.9.18일자 (사진자료)
 6.월간 {행복의 샘} 92.11월(창간호),농민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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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칡

 굶주린 백성들의 배고픔 달래주는 구황식물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긔 어떠리/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고려 말에 이방원(이방원:조선 건국 후 태종이 되었음)이 지은 '하여가'라는 단가이다. 이 노래는 고려 말 충신 정몽주로 하여금 고려 왕실을 버리고 이성계를 따르도록 권유하는 이방원의 마지막 설득인데, 여기서 이방원은 당시의 어지러운 정치상황을 교묘하게
'드렁칡'에 비유하여 노래하고 있다. 이에 정몽주는 '단심가'로 답하며 '일백 번 고쳐 죽어'도 고려 왕실에 대한 충성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부동한 신념을 밝히고 결국 세상을 하직하게 된다. 칡뿌리 같이 얽혀 살자던 이방원은 나중에 조선의 세번 째 임금이 되었고, 칡뿌리 처럼 얽혀 살 수는 없다는 정몽주는 선죽교에서 피를 뿌리고 죽어서 충신의 대명사로 역사 속에서 오늘날까지 우리의 뇌리 속에 기억되고 있다. 반면 야산에는 오늘날에도 얼키고 설켜서 뒤엉킨 칡뿌리가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역사적 사건 속에서 이합집산하는 정치상황의 비유 대상이 되기도 하였던 칡은 배고픈 서민들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구황식품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극심한 흉년이 들어 양식이 바닥나면 산에 가서 칡뿌리를 캐어다 가루를 내어 떡이나 국수를 만들어 먹으며 연명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칡의 어린잎이나 칡꽃도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데 한몫을 해왔다.
 분류학상으로 콩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의 만목인 칡은 동아시아 지역에 서식하는 온대식물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만주, 대만, 일본 등지에 분포하는데, 대부분 산이나 들에서 자생한다. 칡덩굴은 20m이상 줄기가 뻗어나간다. 그리고 칡뿌리도 굵은 것은 지름이 40cm나 되는 것도 있다. 이처럼 칡은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마음껏 생명력을 발휘하면서 뻗어나간다. 이러한 칡을 중국에서는 약재채취를 위하여 인위적으로 재배한다고 한다.
 과거에 우리나라에서도 사방공사를 할 때 토양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일부러 심기도 하였다. 그러나 너무 무성하게 자란 칡이 주변의 큰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말라죽게 하는 바람에 급기야 칡을 인위적으로 뽑아버리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던 적이 있다. 또한 칡을 제거하는 기계까지 등장하여 다량으로 채취한 칡은 가축 사료로 활용하였다.

 성분

 칡뿌리의 성분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다만 녹말질 등 당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칡뿌리에서 얻은 녹말을 우리나라에서는 갈분이라 한다. 야생하는 칡뿌리를 잘게 쪼갠 다음 망치로 오랫동안 두드려 부수고 물에 씻어내면 녹말이 분리되는데 이것을 침전법으로 정제하여 건조하면 갈분이 되는 것이다.
 칡뿌리의 약성분에 대한 기록은 여러 책에서 발견된다. 우선 {신농본초경}에 의하면 '칡뿌리는 소갈증, 신열, 구토, 모든 신체마비 등을 다스리고, 양기(정력)를 일으키며 모든 독을 푼다'고 한다. [명의 별록]에는 '칡뿌리는 상한중풍]과 두통을 다스리며 통증을 그치게 하고 신경통을 없앤다. 생칡뿌리를 즙을 내어 마시면 갈증과 높은 신열을 다스린다.'고 되어 있다.

 쓰임새

 한약 달이듯 하여 차로 마시기도 하고 말려두었다가 가루로 마시기도 한다. 또한 탕에 풀어먹기도 하고 국수나 떡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칡뿌리를 가루낸 것을 갈분이라 하는데 이것은 식용이나 과자의 원료로 쓰이기도 하고 접착력이 뛰어나서 풀을 만들기도 한다. 갈분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칡뿌리를 물에 씻은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썰어 절구에 넣고 찧는다. 그리고 나서 자루에 넣고 끈으로 묶는다. 큰 그릇에 물을 채우고 그 물속에 자루를 담그고 힘차게 주물럭거리면 칡가루가 자루 속에서 흘러나온다. 이것을 여러번 되풀이 하면서 칡가루가 자루 속에서 다 흘러나오도록 한다. 흘러나온 칡가루는 그릇 밑바닥에 앙금으로 가라앉는다. 그러면 윗물을 따라버리고 새물을 부어 휘저으면 갈분이 물에 섞이게 된다. 이런 방법을 반복하는 동안 희고 고운 갈분이 남게 된다. 이것을 햇볕에 말리면 수분이 증발한 다음 좋은 전분을 얻을 수 있다. 갈분은 예로부터 환자나 어린이의 영양식으로 널리 이용되어 왔다. 이것을 끓는 물에 타서 먹으면 몸이 항상 더워지며 감기 초기에 잘 듣는다. 또한 설사에도 효과가 있다. 한방에서는 건재 약재로 사용하고 칡차 및 고급과자의 원료로도 쓰인다.
 칡덩굴 껍질을 벗겨서 짠 것을 갈포라 하는데 옛날에는 옷감으로도 쓰였고 지금은 고급벽지의 재료로 사용한다. 한방에서는 칡이 중요한 약재로 쓰이며 그 효능도 다양하다. 특히 칡꽃은 주독을 없애주며 하혈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예로부터 민간약으로 널리 애용되었다.
 이밖에 갈근을 가정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요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구역질이 자주 날 때는 칡뿌리를 찧어 즙을 내서 먹는다.
 *불면증에는 생칡뿌리를 즙을 내어 자주 마신다.
 *구갈증에는 칡뿌리 5냥을 물에 달여 탕을 마시면 된다.
 음식을 잘 소화시키고 특히 술독을 풀어주는 데 좋다. 숙취했을 때는 생즙으로 마시거나 달여마셔도 효과가 있다.

 이것이 토종

 칡은 우리나라의 산과 들 어디에서나 자생하고 있다. 별도로 재배하지 않으므로 자생하고 있는 것을 채취하여 쓴다. 인공적으로 재배하지 않은 칡은 공해에 찌들지도 않았고, 깊은 산속 오염되지 않은 토양의 영양분을 흠뻑 머금고 있다. 이처럼 칡은 종자가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토종의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칡으로 유명한 고장을 든다면 경남 함양을 꼽을 수 있다. 이 곳은 산이 높고 골이 깊어 초목이 울창하고 온갖 약초와 산열매가 무진장 널려있는 곳이다. 그 무성한 수풀 속에서 자라난 칡은 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 고장 사람들은 예로부터 두툼한 칡뿌리는 약재로 쓰고 덩굴 껍질은 벗겨서 갈포를 짰다.

 ***참고자료
 1. 심상룡, {약용 음식물 백선} 보건신문사
 2.{약이 되는 식품} 이철호
 3.{한국식품사전}
 4.{민족문화대백과}
 5.{장터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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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고사리

 줄기 연하고 향 짙은 토종 고사리

 어린 아이의 꼭 움켜쥔 손을 '고사리 같은 손'이라 한다. 끝이 앙증맞게 꼬부라져 있는 고사리의 모양은 과연 어린이의 움켜쥔 작은 손과도 닮았다. 고사리는 높이가 1m 정도에 달하며 봄철에 어린 잎이 돋아나 꼬불꼬불 말린다. 그래서 {본초강목}에서는 "고사리는 음력 2~3월에 싹이 나 어린이의 주먹모양과 같은데 펴지면 봉황새의 꼬리와 같다."고 묘사하고
있다. 고사리는 참고사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양치류로 햇볕이 잘드는 산이나 들에서 자생하는 구황식품이다. 연필대 만큼 크고 굳은 줄기가 땅속에 가로누워 있고 이른 봄에 여기에서 싹이 돋아 꼭대기가 꼬불꼬불하게 말리며 흰 솜같은 털로 온통 덮여 있다. 어린 잎과 줄기를 채취하여 삶은 다음 물에 담구어 쓴맛과 떫은맛을 우려낸 후 건조하여 저장한다.
 고사리는 전세계에 큰 군락을 만들어 자생하는 생활력이 왕성한 식물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식용해왔다. 중국 춘추시대 때 주나라 무왕의 녹을 먹지 않겠다고 수양산으로 들어간 백이, 숙제가 고사리를 먹고 연명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러나 그들이 먹은 고사리도 결국은 무왕의 영토에서 난 것이 아니냐고 그들을 비아냥거린 사람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로부터 고사리는 일상화된 먹을거리의 하나였다. 이처럼 보편화된 음식물로서 고사리는 제삿상에도 빠질 수 없는 나물이 되었다. 근자에 이르러 고사리에는 '브라켄톡신'이라는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들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확실히 증명된 사실은 아니다. 따라서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선조들이 먹어온 고사리를 일부러 식단에서 추방할 필요는 없다. 무릇 어떤 동식물이건 너무 과다하게 섭취하면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적당하게 섭취하는 방법을 잘 지키면 약이 될 수 있고, 잘못 섭취하면 해를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성분

 고사리는 섬유질이 많고 카로틴과 비타민 C를 약간 함유하고 있으며 비타민 B2는 날것 100g에 0.3mg 정도 함유하고 있다. 또한 뿌리 100g에는 칼슘이 592mg이나 함유되어 있어 칼슘 식품이 적은 산촌에서는 무척 필요한 산나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생고사리의 잎에는 비타민 B1의 파괴 인자인 아노이리나아제(aneurinase)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건조한 고사리에 다량의 당질(37.9%)이 들어있는데 이것은 고사리에 포함된 녹말로 고사리 전분, 고사리떡의 주성분이 된다. 이밖에도 단백질, 지질, 섬유질, 회분, 칼슘, 철분 등이 들어있다. 특히 고사리에는 석회질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것을 많이 섭취하면 뼈와 이가 튼튼해진다. 또한 고사리 뿌리를 깨끗이 씻어서 만든 가루를 섭취하면 자양강장과 해열에 좋다.

 쓰임새

 고사리는 주로 나물, 전분, 떡 등의 원료로 사용한다. 그런데 충분히 물에 우려낸 고사리일지라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좋지 않다는 주장도 있으니 유념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고사리잎에는 비타민 B1분해효소가 들어있는데 이것을 곧바로 섭취하면 안된다. 따라서 이러한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4월 하순에서 5월 상순 사이에 어린 고사리를 따서 나뭇재를 섞어둔다. 여기에 뜨거운 물을 붓거나 뜨거운 물로 고사리를 삶아 식기를 기다린다. 그러면 비타민 B1분해효소가 쓴맛과 함께 빠져나온다. 요즘은 나뭇재 대신 소금과 중조를 쓰기도 한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어린 고사리를 회탕으로 삶아 물을 버리고 햇볕에 말려 나물을 만든다고 하였다. 가을에 접어들면 고사리 뿌리를 캐내어 절구에 찧어 이것을 푸대에 넣고 잘 주물러 녹말을 얻는다. 고사리 녹말로는 떡이나 풀을 만든다. 또 고사리를 따서 건조시켜 저장해 두었다가 수시로 식용하기도 한다. 이 때에는 물에 담가 우려서 다시 삶아 나물이나 탕거리로 쓴다. 요즘에는 비닐하우스에서 촉성재배한 고사리가 한겨울에 나돌기도 한다. 고사리는 약으로도 쓰인다. 고사리 녹말은 이질에 좋으며 어린잎은 신경흥분제가 되고 탈항을 다스리며 이뇨와 해열에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본초강목}에서는 고사리는 이익함이 없는 음식이라고 했다. 또한 {본초습유}에서는 '많이 먹으면 양기가 사라진다. 백이와 숙제는 고사리를 먹고 요절하였다'라고 한다.

 이것이 토종

 고사리는 중국 등지에서 다량 반입되고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서 구입해야 한다. 토종고사리는 대체로 대가 가늘고 색깔이 연한 갈색이며 털이 적게 붙어 있다. 길이는 20cm 안팎으로 짧은 편이며 고사리 윗부분이 원형대로 붙어 있다. 또한 채취할 때 손으로 뜯기 때문에 토종 고사리는 절단면이 일정하지 않고 거칠다. 고사리 고유의 향이 짙으며 육질이 연하고 물에 담그면 빨리 부푼다. 그리고 국산 마른 고사리는 보통 짚으로 묶었다. 반면 외국산은 대가 굵직하고 곧은 편으로 길이는 30cm 정도로 길다. 자세히 보면 표면은 쪼글쪼글하고 색깔이 짙은 갈색이며 털이 많이 붙어 있다. 또한 대량으로 재배하여 낫으로 채취하기 때문에 먹을 때 뾰족한 절단면이 혀에 거슬리며 윗대궁 부분이 대부분 떨어져 나가고 없다. 육질 또한 질기고 고사리 고유의 향이 잘 나지 않는다. 그리고 중국산은 물에 풀어 물고사리로 많이 판매하는데 물에 부푸는 속도가 느리고 검은색을 띠면서 깨끗하지 않다.
 토종 고사리는 봄철에 산지에서 캐내는 대로 소비되기 때문에 유통량이 많지 않고 시장에서 구하기 힘들다. 따라서 진짜 토종 고사리를 구하려면 봄철에 산지에서 미리 구입해서 건조시켜 저장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참고자료
 1. 박원기, {한국식품사전}, 신광출판사
 2.[여성생활] {문화일보} 92.8.28 (비교사진자료 등재)
 3.월간 {소비자시대} 92.8
 4.{민족문화 대백과}
 5.{신토불이} 농협, 핸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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