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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서적

제목음식토종비결 3-13.약쑥2018-04-21 23:05
작성자 Level 10

13.약쑥

 쑥중의 귀족 싸주아리쑥

 우리나라 산야에 쑥은 지천으로 널려있다. 그래서 봄이면 어디를 가든지 '쑥쑥' 자라난 쑥을 볼 수 있다. 쑥은 토양이 비옥한 곳보다는 오히려 척박한 곳에서 잘 자라며 줄기찬 생명력을 지녀 극심한 악조건 속에서도 사멸하지 않고 번식을 잘 한다. 쑥은 마늘과 더불어 단군 신화에 나올 만큼 아득한 역사 속에 등장하는 약초이자 식품이었다.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번식력이 좋아서인지 쑥의 종류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표적으로 우리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쑥의 종류만 열거해도 비쑥, 사철쑥, 제비쑥 등 다양하다. 비쑥은 바닷가 모래 땅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서 두 자에서 석 자까지 자라며 줄기 잎은 적갈색을 띠고 있다. 향기가 없고 전체에 회백색의 가는 털이 있다. 꽃은 8∼9월에 피는데 사철쑥에 비해 송이가 크다. 제주, 전북, 경북 울릉도, 경기, 강원 등지에 야생한다. 사철쑥은 냇가의 모래땅에서 많이 자라며 키는 한두 자 정도로 줄기는 곧게 섰고 가지가 많이 갈라졌다. 꽃은 8∼9월에 피며 황색이다.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일본, 만주, 중국, 대만, 필리핀 등에 분포한다. 줄기와 잎은 식용 및 약용으로 한다. 일본의 인진을 본식물로 볼 수 있다.
 제비쑥은 산지에서 흔히 자라는데 잎이나 줄기에 털이 거의 없고 잎은 호생하며 쐐기형이다. 꽃은 황색으로 7∼9월에 피며 전국 각지에 야생한다. 지리적으로는 일본, 유구, 대만, 만주, 중국, 필리핀에 분포한다. 또한 제비쑥의 어린 잎은 나물이나 떡 등에 많이 사용한다. 줄기가 연하기 때문이다. 봄철에 어린 잎을 채취하여 떡에 넣어 쑥떡을 만들고 삶아 물에 우려서 죽이나 밥에 넣어 먹는다.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쑥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쑥에 암세포를 억제하는 '인터페론인듀사'라는 성분과 피를 맑게 하는 엽록소가 들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쑥에 들어있는 비타민 A군을 많이 섭취하면 시력이 나쁜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는 연구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성분

 쑥은 훌륭한 알카리성 식물로 칼슘, 철분 등이 풍부하여 산성체질이 되기 쉬운 우리 몸에 좋은 역할을 한다.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특유의 쓴 향기를 갖고 있다. 잎에는 약 0.02%의 정유가 함유되어 있으며 그 주성분은 치네올[Cineol(50%)]이다. 그밖에 츄온, 세스키테루펜 알코올, 아데닌, 콜린 등의 염기와 산화칼륨, 유산, 수지, 비타민 A, B, C, D, 아미라제 등을 함유하고 있다. 

 쓰임새

 쑥은 나물, 떡, 쑥차 등의 재료로 많이 쓰인다. 봄철에 나온 부드러운 제비쑥 등을 살짝 데쳐서 무쳐 먹으면 별미다. 그러나 쑥은 맛이 쓰기 때문에 데친 다음 하루 정도 두었다가 조리하는 게 좋다. 쑥떡은 쌀, 조 등에 쑥을 넣어서 만든 떡으로 과거에는 명절날 차례상에도 단골로 올랐다. 쑥차를 만들 때는 향이 좋은 바닷가의 쑥을 쓴다. 쑥잎을 채취할 때는 줄기 밑부분까지 뜯어서 말린 다음에 잎을 따는 것이 편리하다. 햇볕에 잘 말려서 종이 봉지에 넣어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매달아 두고 쓰면 된다. 그런데 쑥차는 너무 쓰기 때문에 결명자와 함께 달이는 것이 좋다. 이때 설탕을 넣으면 좋지 않다. 요즘은 쓴맛을 제거한 인스턴트 쑥차가 시판되고 있어서 간단하게 쑥차를 즐길 수 있게 되었으나 쑥을 직접 채취하여
끓여먹는 쑥차맛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을 것이다. 한편, 구급약 없이 산이나 들에 나갔을 때 상처가 생겨서 피가 흐르면 흔히 쑥을 붙인다. 쑥이 독소를 제거하고 지혈을 도와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쑥은 응급약으로 사용되어 왔다. 쑥의 약리작용은 광범위하게 응용되어 민간요법, 또는 한방에서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이를테면 쑥즙은 식욕 촉진과 소화불량에 특효가 있고 쑥탕은 신장, 신우염 등으로 인한 부종을 없애준다.
 쑥은 음력 5월 단오 전후에 채취한 것이 가장 약효가 좋다. 차로 쓰는 쑥도 이 무렵에 채취한 것이 좋다. 또 산중에서 자란 것보다는 바닷가나 섬에서 채취한 것이 약효가 좋다고 한다.
 이처럼 쑥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세계적으로 오래 전부터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여왔으며 특히 동양의학에서는 여러 가지 질병 치료를 위해 자극요법으로도 사용되어 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뜸'이다. 신경통이나 관절염 환자에게 주로 써온 이 '쑥뜸'은 그 효과가 날이 갈수록 입증되어 쑥뜸을 자가요법으로 삼아 지병을 치료하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또한 쑥으로 목욕하는 방법도 있는데 쑥으로 목욕을 하고 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질 뿐만 아니라 웬만한 감기 정도는 쉽게 물리칠 수 있다. 또한 신경통, 요통, 냉병, 부인병 등 그 효과범위가 넓으며 특히 여성들의 피부 보호에도 좋다고 한다.
 쑥 목욕의 방법은, 우선 그늘에서 말린 쑥을 무명 주머니에 넣은 다음 이것을 물에 넣고 끓인다. 그런 다음 이 끓인 쑥물을 따뜻한 목욕물과 함께 목욕탕에 붓고는 그 속에서 목욕을 하면 된다.

 이것이 토종

 우리나라 산천을 통틀어 쑥이 나지 않는 고장이 없다. 굳이 따로 재배하지 않아도 저 혼자 산에서, 들에서 '쑥쑥' 자라나니 이 모두가 순수한 토종이다. 그러나 굳이 질 좋은 토종쑥이 쑥쑥 자라나는 곳을 든다면 경기도 강화이다.
 '쑥'하면 '강화쑥'을 떠올릴 정도로 강화는 쑥의 고장이다. 강화에서 자생하는 쑥은 약성이 좋아 '약쑥'이라고 일컫는다. 이러한 약쑥은 5∼6종 서식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 가장 품질이 우수한 것이 바로 싸주아리쑥이다.
 싸주아리쑥의 어원에 대해서는 강화 주민들의 입을 통해 두 가지 설이 전해온다. 모를 심은 곳을 못자리라 하듯이 최초에 쑥이 번식되기 시작한 쑥밭을 시자리라 하였는데 여기서 비롯된 이름이라는 설과, 강화도에 사기리라고 하는 동네가 있어 이곳의 지명인 사기리의 쑥이 변화되어 굳어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싸주아리쑥은 대체로 키가 작고(30∼50Cm) 잎새에 윤기가 나며 끝이 둥굴고 털이 보숭보숭 나있는 경우도 있다. 싸주아리는 독한 쑥냄새를 풍기지 않고 무척 향기롭다. 다른 쑥은 말리면 줄기가 검어지는데 싸주아리쑥은 누런빛을 띤다.
 쑥 중의 귀족으로 불릴 만큼 고고한 자태를 지닌 싸주아리쑥은 다른 쑥들과 섞여 있어도 쉽게 식별이 된다. 비록 키는 작지만 풍부한 잎에 윤기가 흐르고 독특한 향기를 주위에 흩뿌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싸우나와 쑥탕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목욕업자들이 마구 채취해 가는 바람에 강화약쑥은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현지 주민들은 단오절 무렵 쑥이 계속 번식할 수 있도록 낫으로 밑둥을 베어서 쑥을 채취하지만 몰지각한 외부인들이 뿌리 째 뽑아서 흙을 털어버리는 방법을 쓴다는 것이다. 이렇게 쑥이 뿌리째 뽑힌 자리에서는 이듬해에 싹이 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즉 분포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품질 좋은 강화쑥'이란 소문은 이제 옛 말이 될지도 모른다. 아무리 척박한 땅에서 자생하는 줄기찬 생명력을 지닌 쑥이라도 탐욕어린 인간의 손길이 한 번 휩쓸고 간 자리에는 생명의 종자를 내릴 수가 없는 것이다.

 *** 참고자료
 1.{약이 되는 식품}
 2.{식품사전}
 3.{민속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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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오미자

 다섯 가지의 신비한 맛

 {천금방}이라는 책에서는 남성의 발기불능에 대한 치료법을 밝히고 있는데 그 중에 오미자 처방이 나온다. 오미자 1근을 말려 가루를 내서 날마다 한 숟갈씩 세 번 나누어 먹는다. 이렇게 백일 이상 계속 먹으면 열 명의 여인을 감당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만일 이와 같은 사실이 실증되기만 한다면 아마도 오미자 값이 금값으로 뛸 것이다. 정력제라면 별의별 것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같은 효능을 가진 오미자를 가만 둘 리가 없다.
 그러면 도대체 이렇게 무지무지한 정력의 원천(?)이 되는 오미자는 과연 무엇인가.
 가을녘이면 높은 산지의 등성이나 계곡 등지에는 마치 포도송이 같은 붉은 열매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열매를 일러 오미자(오미자)라 하는데 이것은 이름 그대로 달고, 시고, 쓰고, 맵고, 짠 다섯가지의 맛을 고루 갖추고 있다.
 목련과에 속하는 낙엽덩굴성 관목인 오미자나무는 전국 각처의 산골짜기, 특히 전석지(전석지)에서 군총을 이루어 자란다. 잎이 어긋나며 넓은 타원형, 긴 타원형 또는 난형을 이루고 있다. 열매는 구형 또는 도란상 구형이고 길이 10cm 정도로서 한두 개의 종자가 들어있으며 신맛이 강하다. 오미자는 건조하면 약간 투명한 감이 있으며 누글누글하고 오미자의 독특한 향기가 난다.
 오미자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대만 등의 나라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디든 재배가 가능하지만 가장 적합한 곳은 서북쪽의 서늘하며 경사도가 낮은 지대이다. 특히 오미자나무는 연약하기 때문에 강풍에 약하다. 그래서 거친 바람이 불지 않는 계곡에서 열매를 잘 맺는다. 바람벽이나 방풍림이 있는 곳이라면 재배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오미자나무는 강한 햇빛을 견디지 못한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이면 햇볕에 노출된 오미자나무는 잎끝이 마르고 시들시들한 것을 볼 수 있다. 오미자나무는 서늘한 음지에서 더 잘 자라고 더 탐스러운 열매를 맺는다.
 오미자는 품종에 따라 북오미자, 남오미자, 흑오미자, 개오미자 등으로 분류되는데 북오미자는 주로 전라북도 지리산, 충청북도 속리산, 강원도 태백산에 많이 자생하고 있다. 남오미자는 남쪽 섬에 자라는 상록성 덩굴식물이고 흑오미자는 제주에 자라는 낙엽덩굴식물이다.

  성분

 오미자 신맛의 성분은 말산, 타르타르산 등이다.
 과실에 들어있는 산성물질은 유기산이고 그외 당점액질 등을 함유하고 있다.
 약성은 완만하고 맛은 시며 독성은 없다. 효능은 성신경의 기능을 항진시키므로 유정, 몽정, 정력감퇴, 유뇨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동물실험에서는 대뇌신경을 흥분시키고 강장작용이 나타났으며 호흡중독에도 직접 작용하고 있다. 또한, 심장활동을 도와서 혈압을 조절하고 간장에 들어가서는 간장의 대사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인정되었다. 
 쓰임새 
 오미자는 주로 한방에서 약재로 이용된다. 또한 민간요법에서는 오미자가 기침약으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오미자를 물에 담가두고 그 물을 수시로 마시면 기침에 효과적이고 조갈증에도 좋다. 또한 오미자는 예로부터 정력의 강장제로 전해온다. 특히 오미자차를 여성이 자주 마시면 피부가 윤택해지고 탄력성이 생기며 질내의 이상분비를 조절하여 건강과 아름다움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
 오미자는 남성들에게 강한 정력을 제공하기도 한다.
 오미자 즙에 녹두 녹말을 넣어 끓인 응이를 오미자응이라 한다.
오미자응이는 오미자 즙에 녹두를 곱게 갈아서 가라앉혀 만든 녹말을 넣고 끓여서 드는 데 오미자 즙의 고유한 진달래색과 새콤한 특지가 가미되어 담백한 맛을 준다.   한편, 오미자는 달여서 차로 끓여 마신다. 가을에 열매를 따서 잘 말린 다음 종이 봉지에 넣어 습기가 없고 바람이 잘 통하는 장소에 매달아서 보관한다. 건재약방에서 쉽게 구입할 수도 있다. 열매는 곰팡이가 생기므로 차를 만들기 전에 잘 살펴보아야 한다. 오미자차는 오미자 열매를 넣고 끓이거나, 아니면 열매를 가루로 하여 끓인 물에 타서 마시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보통 끓인 물 1잔에 차숟가락으로 2,3개 정도의 분량을 타서 마신다. 흔히 설탕이나 꿀을 타서 마시는데 독특한 향기와 맛이 있다.   이밖에도 오미자는 여러가지 민간요법의 재료로 쓰인다.   당뇨병환자가 입이 자주 마르고 갈증을 느낄 때에 복용하면 갈증이 제거되고,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고 난 뒤에 복용하면 더위를 이겨내고 갈증을 적게 느끼게 된다. 오래도록 잘 치유되지 않는 해소에 사용하면 기침을 멈추게 하는 효과도 있다. 최근의 임상보고에 의하면 급성황달형 전염성간염에도 좋은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금기사항으로는 감기로 인한 기침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이것이 토종

 {명의별록}에 의하면 '오미자는 고려에서 난 것이 가장 우수하다'고 한다. 또한 일본에서 발행한 {약용식물사전}에도 '오미자는 조선산이 가장 좋고 버금은 중국산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중국 양나라 시대 학자였던 도홍경도 '오미자는 고려에서 난 것이 제일이다. 과육이 많고, 시고 달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난 오미자는 그 질의 우수성을 일찌기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야생하는 오미자는 평안북도 영변산과 경상북도 영양산, 그리고 전북 장수군의 덕유산, 장안산 일대에서 난 것이 질이 좋다.   수정 모양으로 약간 투명한 감이 있으며 누글누글하고 오미자의 독특한 향기를 지닌 것이 좋은 오미자이다.

  *** 참고자료
 1.{민족문화대백과}   2.{약용작물 재배의 실제}
 3.{장터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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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산수유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강장제

 산수유는 산수유나무과, 혹은 층층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소교목으로, 나무의 키는 최고 7m정도까지 자라며 보통 3∼6m 정도이다. 연한 갈색인데 수피가 벗겨진다. 잎은 난형, 타원형 또는 난상피침형으로 마주난다. 길이 4∼12m, 너비 2.5∼6cm로 표면은 녹색이며 복모(복모)가 약간 있다. 꽃은 황색으로 3,4월에 잎보다 먼저 피는데, 그 모양이 아름다워서 관상수로 많이 재배된다. 열매는 긴 타원형으로 8월에 익는다.
 산수유는 내한성이 강한 식물로서 중부지방에서 재배되고 있으나 남부지방에서 재배하는 것이 유리하다. 산수유나무는 양수로서 그늘진 곳보다 양지바른 곳에 심어야 한다. 특히 이른 봄에 개화하여 수분작용을 하기 때문에 서북풍이 막힌 경사분지로서 한파가 없는 곳이 이상적이다.
 산수유나무는 특별하게 토양을 가리지는 않으나 배수가 잘되고 부식질이 많은 모래참흙, 또는 자갈이 섞인 참흙에서 잘 자란다. 가을에 열매가 빨갛게 익으면 수확하여 살짝 찌거나 그대로 씨를 빼낸 후 과육만을 햇빛에 말리어 저장한다. 건재는 윤택하고 살이 많으며 산미가 많은 것이 우량품이다.
  성분
  산수유는 결정성 유기산, 몰식산, 능금산, 주석산 등을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자양, 강장, 보신, 도한, 동통 등에 효능이 있다. {방약합편}이라는 의서에 의하면 산수유는 성질이 따뜻하고 신허를 다스리며 고정하고 허리와 무릎을 덥게 하고 귀에서 소리나는 것을 고친다.   산수유 열매에는 코르닌, 베르베날린, 타닌, 우르손, 비타민 A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약리작용이 있다. 약성은 온화하고 독이 없으며 맛이 시고 달다. 신장기능과 생식기능의 감퇴로 소변을 자주 보거나, 야뇨, 두훈, 이명,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은근히 통증을 느낄 때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또 유정, 몽정이 심하고 하체에 힘이 약하여 보행장애가 있거나 성신경의 기능허약으로 발기가 잘 안되거나 조루 등에 장복하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밖에 잠자리에서 자고 난 뒤에 땀을 많이 흘리거나 팔, 다리가 찬 사람이 사용해도 좋다. 다만 부종이 있고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

 쓰임새

 민간에서는 차 또는 술에 담가서 강장제로 쓰고 있다. 대표적인 처방에는 좌귀음과 팔미환, 대삼오칠산,팔미지황환 등이 있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9월 9일(중양절)이 되면 여자들이 산수유의 열매를 따서 머리에 꽂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렇게 하면 모든 잡귀를 내쫓을 수 있다고 한다.
 산수유는 동양의학에서 강장제로 쓰여 왔으며 신장의 기능을 보강해 주고 정력감퇴, 구토, 소화불량, 사지의 무력감 및 통증 등을 다스리는데 효능이 있다. 특히 여성들이 월경과다일 때 산수유를 달여서 하루에 세 번 정기적으로 복용하면 정상적으로 조절이 된다. 이밖에도 노인들이 허리, 무릎 등에 찬바람이 나고 통증이 있는 증상에도 산수유는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산수유의 완숙한 열매를 따서 반쯤 말린 다음 씨는 빼버리고 육질만 300g을 달아 소주 한 되에 넣고 설탕을 300g 정도 넣어 3개월 정도 두면 맑고 연분홍빛이 감도는 산수유주가 된다. 이 술은 강장제로서 탁월한 효능이 있다.

 이것이 토종

 우리나라에서 산수유가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곳은 지리산의 한자락인 전남 구례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산수유는 전국 생산량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품질이 뛰어나다. 그리고 국내 시장은 물론 홍콩과 일본 등지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구례에 가면 어느 곳이나 한두 그루의 산수유가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구례군 산동면의 경우에는 전 농가의 8∼90% 정도가 산수유를 재배하고 있다. 구례에서 산수유가 재배되기 시작한 기록은 정확치 않지만 산동면 일대에 나이가 3백년이 넘는 산수유 나무가 있는 것을 보면 이미 그전부터 재배되어 왔음을 알 수가 있다.
  ** 참고자료
 1.{민족문화대백과}   2.{약용작물 재배의 실제}
 3.{장터순례}   4.{보약의 건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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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도라지

 심심산천에 흐드러지게 핀 꽃과 살진 뿌리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한두뿌리만 캐어도 /대광우리에 철철 넘누나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어여라 나다 지화자 좋다 /네가 내 간장 스리살살 다 녹인다"
 아리랑과 함께 우리의 전래 민요 가운데 가장 친근다고 할 수 있는 도라지 타령이다. 이 노래는 전국 각 지역에서 조금씩 다르게 전승되어 왔다. 그리고 도라지는 심심산천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만큼 그 명칭도 다양하다. '도랒'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하며, 도래, 돌가지라고도 한다. 또한 한자어로는 길경, 백약, 경초, 고경이라고 부른다. 도라지는 온대지방의 평지 및 해발 1,000m 정도에 이르는 산지의 양지 바른 곳 서 자란다. 줄기의 높이는 40∼100cm로 곧추선다. 굵게 살진 뿌리를 식용한다. 그 탐스러운 뿌리를 일컬어 "한 두 뿌리만 캐어도 대광주리에 철철 넘다"고 했다. 도라지의 잎은 긴 타원형이며 끝이 뾰족하다. 8∼9월이면 다섯쪽으로 갈라진 통꽃이 피는데, 보통은 청자주색을 띠며, 흰색의 꽃이 피는 것도 있다. 이를 백도라지라고 부르며, 꽃이 겹으로 피는 것을 겹도라지라고 한다. 한적한 산길에 피어있는 도라지꽃은 웬지 서글픈 느낌을 자아낸다. 우리 선조들은 대대로 도라지나물을 무쳐먹었고, 마침내 도라지는 산나물의 대명사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도라지를 노래로 부르게 되었다. 그리고 힘들 때나 기쁠 때 도라지 타령을 흥얼거리며 마음을 달래기도 하고,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던 것이다. 도라지 뿌리 중에서 큰 것은 마치 인삼을 닮은 것도 있다. 그래서 일부 상인들은 이것을 인삼으로 속여서 파는 일도 있다고 한다.

 성분

 도라지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칼슘, 인, 철분과 각종 비타민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다. 도라지 뿌리에는 당질, 칼슘, 철분이 많고 섬유질이 주요성분을 이루고 있으며 인삼의 성분인 사포닌이 들어있다.   약성으로 보아서는 가을에서 이른봄까지가 좋으나 이 때는 쓴맛이
강하다. 또한 도라지의 뿌리에는 인삼의 주요성분 가운데 하나인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어 약재로 쓰이기도 한다. 

 쓰임새 
 도라지는 씹는 맛이 특별한데 특히 2,3년생의 어린 뿌리는 아주 연하다. 봄에서 가을에 걸쳐 캐는데, 날것을 그대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갈무리하였다가 수시로 먹기도 한다
 흔히들 도라지는 뿌리만 먹는 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잎과 줄기도 살짝 데쳐서 나물로 먹거나 기름에 튀겨서 먹으면 훌륭한 반찬이 된다. 도라지의 어린 싹이나 잎은 데쳐서 물에 헹구어 쓴 맛을 뺀 다음 나물로 먹으며, 줄기의 연한 부분도 먹는다.
 도라지는 폐기를 맑게 하고 가슴이 답답한 것을 풀어주며, 인후에도 이롭다. 또 기혈을 보강해주고 한열을 없애주며, 뱃속의 냉기를 덜어주는 효능도 있다. 심장쇠약, 설사, 주독 등에도 효험이 있는 식품이다.
 {명의별록}에는 '도라지 뿌리는 오장과 혈기를 보하며, 한열과 풍비를 물리친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방에서는 도라지를 진해, 거담약으로 많이 쓰고 있는데, 실제로 도라지는 천식과 가래를 삭혀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과학적인 성분 분석 결과 도라지에는 사포닌이 들어 있어 거담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고, 기타 항염증, 해열, 진통 등의 약리 작용도 한다고 밝혀져 있다. 폐질환 환자나 폐의 기능이 약한 사람, 천식과 가래가 있는 사람, 또는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도라지 37.5g과 감초 75g을 물 3되에 넣고 삶아, 이것을 차 마시듯 수시로 마시면 효과적이다. 또 인후통이 있거나 목구멍이 아플 때에는 도라지와 감초를 각각 10g씩 물에 달여 마시면 한결 고통을 덜 수 있다.
 도라지와 갈근(칡뿌리)을 각각 37.5g씩 삶아서 여기에 꿀을 타서 마시면 주독과 주취를 쉽게 풀 수 있다. 감기로 코가 막혔을 때는 도라지 뿌리를 썰어 물에 넣고 달인 다음 차처럼 마시면 시원스레 낫는다. 흔히 도라지는 겨울에는 구경하기 힘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도라지의 뿌리나 잎줄기를 쪄서 말려 두었다가 겨울철에 자주 먹으면 좋다.

  이것이 토종

  우리나라 도라지는 표면이 매끈하고 대체로 흰빛을 띤다. 마른 도라지는 부피는 작으나 속이 알차서 무게가 있다. 또한 도라지 고유의 향이 많이 난다. 수입산 도라지는 표면이 거칠며 색깔도 맑지 못하다. 수입산 도라지는 대체로 마른 형태로 들여오기 때문에 몸은 크지만 속이 단단하지 못하여 비교적 무게가 가볍다. 그리고 향기는 적다.
 그러므로 가급적이면 갓 채취된 싱싱한 것을 구입하여 쓰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서 도라지를 많이 재배하는 곳으로는 경남 창원을 들 수 있다. 도라지는 이 고장의 특산물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도라지를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활용한다. 이를테면 흔히 해먹는 도라지 생채 뿐만 아니라 고기국, 생선국에 무처럼 썰어 넣어서 먹기도 하고 잘게 찢어서 초고추장에 버무려 회처럼 먹기도 한다. 특히 이 지방의 특별요리로 꼽을 수 있는 '도라지 장아찌'는 이 지방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별미다. 
 ***참고자료
 1.{민족문화대백과}
 2.{약이 되는 식품}
 3.{신토불이} 농협, 핸드북
 4.{약용음식물백선} 심상룡, 보건신문사
 5.{장터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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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더덕

 인삼의 사촌

 더덕은 그 모양이 도라지나 인삼뿌리처럼 생겼다. 그래서 사삼이라고도 한다. 독특한 향이 살아있으며 그 향기가 멀리 번진다. 따라서 더덕의 독특한 향기를 알고 있는 사람은 산에 갔을 때 후각신경만 곤두세우고 다니면 된다. 그러다가 더덕 냄새를 맡게 되면 그 냄새의 발원지를 찾아가면 되는 것이다. 더구나 더덕은 군생하므로 한곳에서 많은 더덕을 채취할 수가 있다. 분류학상으로 보면 더덕은 도라지과, 혹은 초롱꽃과에 속하는 다년생 덩굴식물이다. 뿌리의 모양은 비대하고 방추형이며 덩굴진 줄기는 감겨서 뻗어 올라가는데 그 길이는 2m 이상에 이른다. 또한 8월에서 9월 사이에 넓적한 종 모양의 자색 꽃이 가지의 끝에 피는데 더덕의 줄기를 자르면 하얀 유액이 나온다. 오래된 옛 문헌에서도 더덕에 대한 기록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명의별록}에서는 '더덕잎은 구기잎과 비슷하다.'고 하였다. {본초강목}에서는 '1,2월에 싹이 나오는데, 처음에는 아욱잎과 비슷하다. 8월에서 9월 중에 줄기가 자라는데 높이가 1,2척이 된다. 잎은 뾰족하고 길어 구기잎과 같으나 작으며 톱니가 있다. 가을에 잎 사이에서 작은 자주색 꽃이 피는데 모양은 방울같고 피면 다섯 갈래로 찢어진다.
모래땅에서 잘 자라고 황토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라고 비교적 정확한 설명을 하고 있다.
 {고려도경}에서는 '관에서 매일 내놓는 나물에 더덕이 있는데, 그 모양이 크며 살이 부드럽고 맛이 있다. 이것은 약으로 쓰는 것이 아닌 것 같다.'라고 하였다. 중국에서는 더덕을 약으로 쓰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일상적인 식품으로 쓰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증보산림경제}에는 2월에 옮겨 심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자연산만으로는 모자라서 재배를 하기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원래 더덕은 깊은 산에서 저절로 자란다. 들이나 언덕, 강가의 모래무지, 산기슭 그리고 심지어는 해발 2천 미터 이상의 고원지대 등 도처에 자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생 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인공으로 재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이미 오래 전부터 한약재로 수출을 해오다가 근래에 와서는 통조림으로 가공하여 수출되기 이르렀다.   더덕의 어원을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다. 다만 1431년에 간행된 {향약채취월령}이나 {향약집성방}에는 가덕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이두식 표기이다. '가'는 더한다는 뜻이므로 '더'라 읽어야 하고 '덕'은 그대로 '덕'이라 읽어야 한다. 그래서 '더덕'이라 한다. 말하자면 한편 {명물기략}에서는 더덕을 사삼이라 하고, 양유, 문희, 식미, 지취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더덕의 종류에는 북사삼과 백사삼이 있다. 북사삼은 뿌리의 빛깔이 붉은색을 띠고 있으며 백사삼은 연한 갈색이다. 그리고 북사삼은 뿌리가 굵고 생장력이 왕성하지만 백사삼은 잔뿌리가 많으며 길고 가늘다.

 성분

 더덕의 일반적인 성분으로는 에너지 53Kcal, 수분 82.2%, 단백질 2.3%, 당질 4.5%, 섬유질 6.4%,회분 1.1%, 칼슘 90mg, 인 12mg, 철 2.1mg, 비타민 B1 0.12mg, 비타민 B2 0.22mg, 니코틴산 0.8mg 등이다. 이와같은 성분 구성은 다른 산나물과 별로 차이가 없다. 다만 다른 나물에 비해 칼슘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사포닌 및 스테롤 성분 등을 포함하고 있어 그 약리효과를 가늠할 수가 있다. 즉, 인삼처럼 사포닌을 품고 있어 이것이 약효를 발휘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쓰임새 

 더덕은 대체로 식용 및 약용으로 쓰인다. 어린 잎을 삶아서 나물로 만들어 먹거나 쌈으로 먹기도 하며, 뿌리는 고추장장아찌, 생채, 자반, 구이, 누름적, 정과, 술 등을 만든다. 특히 햇더덕을 얇게 저며 칼등으로 자근자근 두들겨서 찬물에 담가 우려낸 다음, 꼭 짜서 참기름으로 무치고 양념장을 골고루 발라가면서 석쇠에 구워낸 더덕구이는 일미이다. 이처럼 더덕으로 만든 요리에는 더덕구이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더덕구이는 고기보다 맛이 있다. 이밖에도 산채비빔밥이나 산채정식에서 곁들여 내놓는 더덕생채는 단연코 뛰어난 별미이다.
 {명의별록}에서는 더덕을 일컬어 '인삼, 현삼, 단삼, 고삼, 사삼을 오삼이라 하는데 모양이 비슷하고 약효도 비슷하다.'라고 하였다. 실제로 더덕은 이같은 오삼 중에서 식용 소비가 가장 많다.
 더덕은 한방이나 민간요법에서 중요한 약재로 쓰이기도 한다. 더덕의 약성은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지만 특히 위, 허파, 비장,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약효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예로부터 전해온 민간요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물을 마시고 체한 데 효과가 있으며, 음부가 가려울 때나 종기가 심할 때, 독충에 물렸을 때 가루를 내어 바르면 효과가 있다. 또한 {한국민속약}이라는 문헌에 의하면 더덕은 거담, 강장, 고혈압, 보양보음, 부인병, 산후약, 위냉병, 해소, 해열, 풍열, 혈변에 쓰이고, 인삼,구절초를 섞거나 꿀을 섞어 보약을 만든다고 한다. 한방에서 더덕은 흔히 인삼 대용 생약재로 쓰인다. 특히 오래된 더덕 속에 고여있는 물은 인삼 이상으로 몸에 좋다고 하여 다투어 마시기도 한다.

  이것이 토종

  우리나라에서 더덕은 대부분 야생하는 것을 채취하여 식용한다. 따라서 그 수확량이 많지 않을 뿐더러, 갈수록 야생지가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오랜 옛날부터 더덕을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요즘에는 수요에 비해서 재배량이 극히 적은 까닭에 중국에서 더덕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 옛날에는 우리가 중국에 수출을 했지만 근래에 와서 뒤바뀐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더덕의 질을 따지면 단연코 우리나라 산야에서 야생한 것이 최고다. 중국산 더덕은 국내산에 비해 검고 크다. 만져보면 물렁물렁한 감촉이 느껴지며 육질은 딱딱하다. 또한 더덕 특유의 향과 맛이 떨어져 먹으면 나무를 씹는 것 같이 느껴진다. 잘라도 즙액이 나오지 않고 속이 꽉 차있지 않다.
 반면에 야생종인 토종 더덕은 굵기가 가늘고 키도 작으며 미색(연한 노란색)을 띠고 있다. 또한 주름이 선명하지 않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지만 만져보면 단단한 감촉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육질은 연하며 잘랐을 때 젖색깔의 더덕즙액이 나오고 속이 꽉 차 있으며 향기가 진하다. 더덕은 우리나라의 기후와 풍토에 적합한 산나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와 경상북도 산간지대에서 많이 난다. 이곳에서 나오는 더덕의 양이 국내 생산량의 7할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공재배도 이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곳에서 우리의 오랜 토종인 튼튼하고 질좋은 더덕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 참고자료
 1. {민족문화대백과}
 2. {식품사전}
 3. {신토불이},농협, (핸드북)
 4. {약용음식물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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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버섯

 맛과 향기를 갖추고 암을 예방하는 생약재

 은은한 맛과 부드러운 향기, 그리고 독특한 생김새 등의 3박자를 갖춘 버섯은 우리들의 감각을 즐겁게 해준다. 버섯은 균류의 속칭이다. 즉, 곰팡이 식물에 속하는 것으로 그 종류는 수천 종에 이른다. 그리고 그 중에서 먹을 수 있는 종류만 무려 1백8십여 종이나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가지 종류의 버섯이 자란다. 이 중에는 자생하는 것도 있고 재배하는 것도 있는데 10여 종을 식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버섯으로 대표적인 것은 영지, 표고, 송이, 운지 등이다.
 이 중에서 영지버섯은 구멍장이 버섯과 영지족에 속하는 것으로 참나무, 밤나무, 매화나무 등의 활엽수 그루터기에 자생하는 1년생 버섯이다. 색깔에 따라 적지, 흑지, 청지, 백지, 황지, 자지 등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이 중 가장 많이 자생하는 것이 적지이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원목재배법, 포토재배법을 이용하여 적지가 생산되고 있다. 영지의 크기는 10cm 정도이고 전체가 가죽모양의 코르크질이며 촉감이 단단하다.   영지의 생김새를 보면 삿갓의 밑면은 황백색이고, 그밖에는 적갈색, 또는 자갈색이다. 삿갓의 모양은 신장형, 또는 원형으로 지름 5∼13cm이고 밑면에 많은 관공이 있다. 영지는 옛날부터 한방에서 건위, 건뇌, 강장, 강심, 이뇨, 해독, 항균, 면역, 진해, 진통, 신경쇠약, 불면증, 급만성 간염, 위궤양, 혈압강하 등에 효과가 있는 약용버섯으로 이용되어 왔다. 영지버섯의 쓴맛 성분이 가노데르산에 의한 것이라 밝혀졌다. 종래 한방에 의한 생약으로서의 효용,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드링크제를 비롯한 식품으로써의 이용이 증대되고 있다.  한편, 버섯은 약용 및 식용으로 쓰인다. 식용으로는 날것으로 회요리로 만들어 먹는 데서부터 살짝 볶아 먹는 방법, 나물무침, 조림, 튀김 등 그 용도가 무척 다양하다.
 식용하는 버섯을 말린 것을 한방에서는 약용으로 쓰는데 봄, 가을, 겨울에 충분히 자란 것을 채취하여 약한 불이나 햇볕에 말려 약으로 쓴다.
 버섯은 일반적으로 균(특히 결핵균) 억제 작용, 혈당을 낮추는 작용 등의 약리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고 최근 운지버섯의 항암 작용이 과학자들에 의해 규명되고 있다. 이밖에 표고버섯에도 항암 및 항바이러스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분
  대부분의 버섯은 수분이 90%이상이고 나머지 10%는 단백질(2∼3%),지방질, 당질, 미네랄 등이다. 칼로리가 거의 없는 데다 고단백이어서 다이어트와 성인병 예방에 무척 좋은 식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구나 버섯은 저칼로리이면서도 비타민, 미네랄 등을 포함하고 있고 비타민으로는 비타민 B2, 나이아신, 프로비타민 D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비타민 B2는 성장 촉진 작용이 크고 지방과 단백질, 당질의 대사에 필요한 물질이다.
니아신은 피부염을 예방한다. 그리고 프로비타민 B는 먹으면 체내에서 비타민 D로 변한다. 또 버섯을 자외선에 노출시켜도 비타민 D의 양은 증가한다. 비타민 D는 뼈의 조직을 만드는데 필수적이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며 유아의 뼈와 치아 발육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다음으로 미네랄 중에 가장 많은 것이 칼륨이다. 칼륨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원인인 나트륨이 체외로 빠지게 하므로 고혈압 예방에 좋다. 또한 미네랄 중에 인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것은 뼈와 치아를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또한 버섯은 식물섬유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설사 및 변비의 치료에 효과가 있고 위장작용을 활발하게 해준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에는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식물섬유는 비피더스균으로 대표되는 장 안의 선옥균의 먹이가 되어 선옥균을 증가시켜 주므로 장의 작용을 정상적으로 조정해 준다. 버섯에는 이러한 식물섬유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버섯
중에서 가장 식물섬유의 함유량이 낮다는 양송이 버섯만 하더라도 함유량이 2.4%에 이른다. 보통 야채의 평균 함유량이 2.2%인데 비해 꽤나 높은 함유량이다.

 빨리 자라고 널리 재배되는 표고버섯

 표고는 동양의 특산으로 밤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호도나무 등 활엽수와 고목이나 그 절주에 발생하는 향기 좋은 버섯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에서 장작개비 재배가 왕성하여 대량 생산되고 있다. 버섯의 삿갓은 3∼6cm로 암자갈색 또는 흑갈색이고, 육질이 강인하므로 건조 저장할 수 있고, 건조함으로써 표고버섯 특유의 향기가 발생한다.   버섯류 중에서 비타민 C의 함량이 제일 많다. 그리고 키틴, 트레할로오스, 환원당 등의 탄수화물을 포함한다. 표고버섯의 특유한 향기성분은 렌티오닌이다. 또한 생표고버섯은 포름알데히드를 함유하고 있으며, 햇빛에서나 그늘에서 건조하는 과정에서 더욱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버섯류에서는 이의 함량이 극히 적다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이것이 표고버섯 특유의 성분이라 생각하고 있다. 표고버섯에서 분리된 다당고분자물질인 렌티난은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표고버섯의 맛과 향기는 일품으로 버섯밥, 전골, 장국, 중국요리의 재료로 쓰인다.
 표고버섯은 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큰 이른 봄에 키워낸 것을 최고로 친다. 봄에는 성장 속도가 느려 수확량이 많지 않지만 이 때 키운 버섯의 맛과 향이 제일 빼어나다. 이에 비해 여름산은 하루 이틀이면 상품으로 유통될 수 있을 만큼 빨리 자라고 값도 싸다.
 봄에 자라는 표고는 밤낮으로 수축과 팽창을 거듭, 버섯갓이 갈라진 틈이 크고 많다. 그 갈라진 틈을 뚫고 터져나온 흰 속살이 많은 것을 고급품으로 친다. 그리고 이 같은 표고를 화고라 한다. 

 독특한 맛과 향의 자연산 송이는 버섯 중의 으뜸 

 송이버섯은 독특한 향과 고급스런 맛이 버섯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송이버섯은 갓이 너무 피지 않은 것으로 자루가 짧고 통통한 것을 골라야 한다.
 송이는 채취한 지 하루만 지나도 향이 현저하게 줄어들므로 구입 즉시 요리를 해서 먹는 것이 좋다. 물에 씻을 때에도 짧은 시간에 곧바로 씻어내야 하며 오래 열을 가하거나 너무 강한 양념을 사용하면 맛과 향이 파괴되기 쉽다. 송이버섯은 고급스런 요리재료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볶음, 잡채 등으로 요리법이 제한되어 있어 풍미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류 호텔의 전문 식당에서는 송이버섯을 주 재료로 한 송이회,소금구이, 튀김, 덮밥 등 다양한 요리를 볼 수 있다. 특히 송이버섯을 익히지 않은 채로 먹는 회 요리는 아직 우리에게 생소하긴 하지만 가장 본래에 가까운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한편, 송이버섯을 날것으로 먹을 때는 간장, 식초에 조미술을 약간 첨가한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송이버섯 중에서도 자연송이는 그 맛이 뛰어나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인제 등지에서 주로 채취되는데 채취량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좋은 것을 구하려면 새벽 일찍 약재상가에 나가야 한다. 자연송이는 갓이 많이 퍼지지 않은 것, 벌레가 먹지 않은 것, 심하게 굽지 않은 것을 상품으로 친다.

 구름 모양으로 피어나는 천연 버섯 '운지'

 운지버섯은 깊은 산골의 고목나무에 주로 서식하고 구름 모양으로 피어나는 천연버섯이다. 그 모양새를 따라서 구름버섯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담자균류 구멍장이 버섯과에 속하는 것으로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양권의 산악지대에 자생한다.
 최근 들어 운지의 생약효과에 대한 연구가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그 결과로 운지버섯 국제심포지움이 개최되기도 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험종양세포에 운지버섯 다당류를 비롯한 각종 다당류와 한방억제제를 투여한 결과 종양의 증식이나 전이가 억제되었고 항암제와 함께 사용할 때 그 효과가 증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염에 운지버섯 다당류를
투여하여 간 세포 손상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밝혀내기도 했다. 

 이것이 토종 
 버섯 중에서도 느타리, 송이 등 수분이 많은 상태로 유통되는 것은 대부분 국산이라 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우리 땅에서 난 자연산 송이, 운지, 영지, 석이 등을 진짜 토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말린 표고나 목이버섯 등 마른 상태의 것은 수입품이 많다. 국산 표고는 대개 원목재배를 하기 때문에 품질이 좋다. 표면에 갈라진 흰 줄이 크게 보이며 잔주름이 적고 무거우며 빛깔, 향기가 좋다. 또한 파손율이 낮은 것도 특징이다.
 반면 중국산은 흰 줄은 없고 쪼글쪼글한 잔주름이 많다. 주로 톱밥 재배를 하기 때문에 상품의 질이 조잡하고 악취가 나는 것도 있다. 파손된 것이 많으며 무게가 가볍고 향기도 떨어진다.   목이버섯은 주로 대만에서 수입된다. 수입될 때 비닐 포장이 되어 있으므로 쉽게 대만산임을 알 수 있지만 유통 과정에서 포장을 풀어버리는 경우도 많으므로 구입시 주의해야 한다. 국산 목이버섯은 버섯 뒷면까지 꽤 어두운 적갈색을 띠는 반면 대만산은 표면은 흑갈색이며 뒷면은 밝은 색깔이다. 특히 대만산은 국산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자연산 버섯을 채취할 때는 반드시 전문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버섯은 서로 모양이 비슷한 독버섯이 많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1.{식품사전}
 2.{동아일보} 92.9.24, 10.16, 10.24일자
 3.{조선일보} 92.10.16
 4.{보약의 건강학},일월서각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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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황기(단너삼)

 인삼 대용의 보약

 황기는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서 흔히 단너삼이라고도 부른다. 고려 때에는 이두글자로 수판마라고 하였으며 조선 초기에는 감판마라고 하다가 17세기 경에 와서는 단너삼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너삼과 모양은 비슷하되 단맛이 나므로 '단너삼'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단너삼은 주로 약용으로 쓰기 위하여 재배하는데 줄기의 길이는 1m 안팎이고 줄기 전체에 잔털이 나 있다. 그리고 해마다 7∼8월 여름이면 연한 황색으로 꽃이 핀다.
 주로 우리나라 북부지방 고냉지에 자생하지만, 모든 지방에서 재배가 가능하다. 중,북부지방 산간의 서늘한 곳에서 가장 잘 자란다. 황기는 서늘한 가을날씨 같은 곳이라야 뿌리가 잘 발달하므로 온도가 높고 다습한 지역에서의 재배는 불리하다. 우리나라 주산지를 보면 강원도 정선, 충청북도 제원과 같이 산간 고냉지에서 우량품이 생산되고 있다.
 겉흙이 두껍고 지하 수위가 낮으며 적당한 습기가 배어있는 식질양토나 부식질 양토에서 잘 자라며, 유기질이 많은 식양토나 사양토에서도 비교적 생육이 잘 된다. 그러나 모래땅이나 질참흙에서는 잔뿌리가 많이 생기고 뿌리가 썩기 쉽다.
 황기는 단일 품종이다. 옛날에는 산에 자생하는 것을 채취하여 썼지만 지금은 포장, 또는 순화재배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새로운 개량종으로 육성된 품종은 없다. 그래서 자연산을 채종하거나, 인공재배한 것 중에서 병충해의 피해를 입지 않은 건실한 포기를 선택하여 종자를 배양한다.   종자를 선택할 때는 광택이 나며 튼실한 햇종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선별한 종자를 직접 파종하거나 육묘로 이식하여 재배한다. 황기, 즉 단너삼은 뿌리 부위를 약으로 쓴다. 단너삼의 뿌리는 한열을 다스리고, 강장효과가 있다.

  성분

 황기에는 글루코스(Glucose), 후로크토스(Fructose), 과당, 전분, 점액질이 함유되어 있다.
 뿌리는 주로 약재로 이용하는데 그 약효 성분은 폴리산, 콜린 등이다. 동물실험 결과 중추신경계의 흥분작용과 이뇨작용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또한 흰쥐에게 대량의 분말을 투여하였을 때 신염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혈증의 발생도 지연시켰으며 혈압강하 작용도 인정되었다.

  쓰임새

 황기는 대부분 한약재로 사용된다.
 황기의 약성은 온화하고 매우 달다. 따라서 원기를 돕고 땀을 많이 흘리는데 좋은 약재이다. 또 예로부터 강장약의 하나로서 허약체질을 튼튼하게 해주며 살결을 아름답게 해주는 효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또한 황기는 비위를 보강시켜주고, 심장의 기능을 항진시키며, 피로회복과 체력증강에 좋다. 그리고 이뇨작용과 지한작용을 하며 설사를 멈추게 한다. 한방에서는 십전대보탕, 황기별갑탕, 보중익기탕 등 중요한 처방에 쓰인다. <방약합편>에 따르면 '미감 성온하며 한표를 거둔다. 창이 난 곳을 아물게 하며 허한데 많이 쓴다. 또한 당뇨병, 결핵성 질환, 신체허약, 만성궤양, 심장쇠약 등에도 효험이 있다.
 이밖에도 당귀 등의 약재와 함께 보혈제로도 많이 쓰인다. 황기가 음식의 재료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그 중 한가지로 '황기 닭찜'이라는 것을 들 수 있는데 이 요리는 특히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려 원기가 떨어지고 식욕마저 떨어졌을 때, 또 몸이 허약하거나 체질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훌륭한 보신제가 된다. 황기닭찜을 만드는 방법은 대략 다음과 같다. 깨끗이 씻어 물에 삶아 피를 뺀 닭 1마리와 황기 20g, 화초수(산초라는 한약재를 물에 담가 우려낸 것)10g, 그리고 파, 생강, 소금, 청주 등을 약간씩 준비한다. 이와 함께 깨끗이 씻은 황기, 알맞은 크기로 썬 파와 생강 등을 넣고 소금, 청주, 화초수를 뿌린다. 이때 황기는 잘 다져서 물을 넣고 졸여 베로 걸러낸 약즙만 써도 된다. 위 재료가 담긴 질그릇을 찜통에 넣고 센 불에서 찐 다음에 먹으면 된다.

이것이 토종 
최근 들어서 생약재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인정됨에 따라서 한의학에 대한 인식도가 달 지고 있으며 그 수요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재배면적도 증가하고  으며 재배기술도 발달하여 조기 수확이 가능해짐에 따라 생산량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생약재의 국내 생산이 급격히 늘어나자 정부에서는 국내 한약재 가격 안정을 위하여 꾸준히 수출 증대에 힘써 왔다. 또한 국내 생산농가를 보호하기 위하여 외국산 한약재의 수입을 강력히 억제했다. 그 결과 지난 1987년에는 수출액이 약 1천8백만 달러에 이르렀고 수입액은 2만 7천 달러로 감소되었다.
 이러한 수출흑자 품목 중에서 황기는 주요한 품목 중의 하나다. 대부분 한약재로 사용되는 황기는, 강원도와 경상북도 일부지역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데 정선, 삼척, 영월, 봉화, 울릉도 등이 주산지이다. 특히 이중에서도 강원도 영월산 황기는 예로부터 품질과 약효가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재배하여 수출하는 한약재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대략 2백여 종에 달했으나 점차 70여 종으로 줄어들었으나 황기는 변함없는 주요수출품목 중의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참고자료
 1.{약용작물 재배의 실제}
 2.{약이 되는 식품}
 3.{민족문화대백과}
 4.{보약의 건강학}, 일월서각 

@   20.구기자
  백년해로하는 불로의 묘약
   {지봉유설}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나온다.
 옛날에 신하 한 사람이 하서에 가던 길에 묘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16,7세 가량의 여인이 8,90세는 족히 되어 보이는 노인에게 매질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신하는 그 까닭을 물었다. 그러자 젊은 여인은 노인을 가리키며 "이 아이는 내 셋째 자식인데 약을 먹을 줄을 몰라서 나보다 먼저 머리가 희어졌소."라고 하였다. 여인의 나이를 물었더니 395세라 하였다. 이에 사신이 말에서 내려 그 여인에게 절한 다음, 그 약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여인이 구기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사신이 돌아와서 그 법대로 만들어 먹고 3백년을 살았다고 한다. 또한 {본초강목}에 의하면 '한 노인이 구기를 먹고 백살이 넘도록 살았는데 날으는 듯이 달리고, 백발이 검어지며 빠진 이가 다시 돋아났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의 수명을 엄청나게 연장시켜준다는 구기자는 가지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이다. 줄기는 가늘고 회백색이며 흔히 가시가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이것을 '개고추'라고 부르기도 한다. 크기는 작지만 언뜻 보면 빨갛게 익은 고추의 모양과 닮은데서 비롯된 명칭이다.
 구기자는 마을 근처의 둑이나 냇가 언덕 등지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으며 중국, 일본에도 분포한다. 구기자는 내한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국 어느 곳에서나 재배할 수 있다. 과수원 주위, 밭둑, 산야의 개간지, 울타리 주위 등 아무 곳에나 옮겨 심어 놓기만 하면 잘 자란다.
 구기자의 품종은 아직 식물학상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육안으로 판별하여 대립종과 소립종으로 나눈다. 대립종은 잎이 크고 줄기가 굵으며, 가시가 없고 과실이 많이 열린다. 소립종은 반대로 잎이 작으며, 줄기가 가늘고 가시가 있으며, 과실이 적게 열린다. 재배용으로는 당연히 대립종을 골라 심는 것이 좋다.
 구기자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약용 및 식용으로 많이 사용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이미 2천 년 전의 약방서에 그 효능이 기록되어 있는데, 특히 강장, 강정제로 유명했다. 그래서 인삼, 하수오와 함께 3대 야생 정력초로 불리기도 한다.
 중국의 옛 의서나 속담에는 '집을 떠나 천리길에 구기자를 먹지 마라'는 말이 있다. 즉, 여행을 할 때에는 구기자를 먹지 말라는 것인데 있는데, 이것은 강장제인 구기자를 여행중에 먹게 되면 정기가 넘쳐서 자칫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한 말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일본에서도 '독신자는 구기자를 먹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구기자는 '양생의 선약'이라고도 불리는데, 중국의 진시황이 서복으로 하여금 동남동녀들을 거느리고 동해의 봉래섬에 가서 구한 불로초가 바로 구기자라는 설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옛날 중국에서 장생불로한다는 신선약이 바로 이 구기자라는 것을 고증한 학자도 있다.
 또 {본초강목}을 보면 옛날 중국의 서하지방의 여인들은 구기자 나무의 열매, 잎, 뿌리, 줄기 등을 자주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그렇게 하면 피부가 아름답고 윤택해지며 기미나 여드름 같은 것이 말끔히 없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성분
  인삼과 마찬가지로 구기자의 정확한 약효나 성분은 과학적으로 충분히 규명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약학적 성분 연구로 밝혀진 것만 보더라도 구기자에는 혈관 강화제인 루틴을 비롯하여 비타민 C, 필수 아미노산, 미네랄 등 인체에 이로운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또한 간장 기능 장애의 예방 효과도 입증되었고, 강장제가 되는 베타인이 들어있음도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구기자에는 베타인(betaine), 제아잔틴(zeazanthin), 카로틴(carotene), 티아민(thiamine), 비타민 A, B1, B2, C 등이 함유되어 있다. 그러나 부위에 따라 성분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를테면 과실(과실)에는 베타인(Betaine)이 많이 들어 있고 과피에는 피사랜(Physalein), 잎(엽)에는 루틴(Rutin)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동물을 실험한 결과, 베타인 성분은 생체 내 대사물질의 하나인 친지질물질로 밝혀졌다. 이것은 또 간장에서 지방의 축적을 억제하고 간세포의 신생을 촉진하며, 혈압을 내려주는 작용도 한다.
 구기자의 약성은 평범하고 독이 없다. 만성간염, 간경변증 등에 걸린 사람이 복용하면 염증이 제거되고 간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일반적으로 생식기능이 허약해서 허리, 무릎이 저리고 아프다거나 유정, 대하 등에 효과가 있다. 또한 안과질환으로 인한 시력감퇴 등에 효과가 있고, 노인의 백내장 초기증상에 응용한다. 이같은 효능을 종합해 보면 구기자는 간과 눈에 이롭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눈의 건강을 좌우하는 것이 간의 기능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구기자는 간 기능 이상을 조절해주는 약재라는 것이 판명된다. 

 쓰임새 
 구기자를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력이 왕성해지며, 다리, 허리 등의 힘이 강해지고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구기자는 주로 차를 만들어 마신다. 구기자나무의 열매나 잎을 재료로 하여 끓여 마신다. 원래는 구기자 잎의 어린 싹을 따서 끓였지만, 지금은 성숙한 잎을 사용하거나 열매로 끓인다. 그 재료에 따라서 잎을 쓴 것은 구기엽차라 하고, 열매를 쓰는 것은 구기차로 구분하기도 한다.
 구기자잎으로 차를 끓일 때는 잎을 물에 넣고 끓여 마셔도 좋고, 뜨거운 물에 우려서 마셔도 좋지만 뜨거운 물에 우려서 마시는 것이 성분의 손실이 적다. 구기자잎은 신선한 것을 채취하여 그늘에서 잘 말려서 사용하는데, 차의 향기를 좋게 하기 위해서 차를 끓이기 전에 약간 볶아서 쓰기도 한다. 1회 분량은 뜨거운 물 1잔에 2∼3g을 넣고 우려서 마시면 된다. 구기자는 20∼25g을 물 두 컵에 넣고 뭉근한 불에 끓여서, 하루 2~3회 나누어 마신다.   구기차는 잎이나 열매나 그 효능에 별차이가 없으나, 일반에서는 열매로 끓인 것을 더 많이 마시고 효능도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대로 끓여 마시는 방법 외에도 선복화, 찻잎, 참깨 등과 함께 볶아 가루를 내어 마시는 구국차나, 두충과 섞어 끓이는 차, 감구고가 숙지황과 함께 끓이는 차, 오가지, 감초, 대추 등을 배합하여 끓이는 차와 같이 다른 재료들과 함께 섞어서 끓이기도 한다.
 구기자를 삶아 찧어 나온 즙에 누룩과 쌀을 버무려 약주를 빚거나, 구기자와 생지황을 주머니에 넣고 민자약주에 담그면 구기주가 된다. 예로부터 구기주는 불로장생의 묘약으로 알려져왔다. 그래서 구기주에 얽힌 일화도 많다. 이 술을 복용하면 13일 만에 몸이 가벼워지고
백일이 지나면 얼굴이 좋아지며 백발은 흑발이 되고 이가 다시 난다는 등 한결같이 구기주를 극찬하고 있다. 한편, 한방에서는 <인삼지골피산>, <보간산> 등의 보약에 구기자를 사용한다.
 이밖에도 구기자의 순과 연한 잎은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며 구기자죽(구기자가루 또는 그 즙에 꿀을 친 흰죽)을 쑤어 먹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정원이나 집안에서 관상용으로 구기자를 가꾸는 경우도 많다. 민간에서는 구기차 또는 구기주로 이용한다. 열이 있는 사람은 먹으면 좋지 않다.

 이것이 토종

 구기자는 중국, 우리나라, 일본 등 동양인들에게 주어진 불로장생의 묘약이다. 그 중에서도 약초의 나라인 우리나라산 구기자는 예로부터 그 약효가 특별하게 여겨졌다.

 *** 참고자료
 1. {식품사전}
 2. {약이 되는 식품}
 3. {약용작물 재배의 실제}
 4. {민족문화대백과} 

@   21.무
  배처럼 시원하고 단맛나는 조선무
  무처럼 여러가지 반찬으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채소도 드물다. 우선은 무가 김장철에 겨울을 나기 위한 여러가지 반찬의 재료로 쓰이는 것만 열거해도 수십 가지가 넘는다. 그래서 서민들의 밥상에는 깍두기, 생채, 무국, 무말랭이무침 등 무로 만든 반찬이 한꺼번에 서너 가지씩 오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무는 오래 전부터 식용 해왔다. 지금으로부터 약 6천년 전 이집트에서 피라밋을 만들 때 동원된 노예들이 무를 먹었다고 하며, 전쟁시의 비상 식량이나 구황 식량으로도 널리 이용되어 왔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무는 오래 전부터 인류와 친숙한 작물이었던 것이다.
 무는 그 연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먼 옛날부터 유럽과 동남 아시아 전역에서 재배되어 왔으며, 품종도 다양하다. 그리고 분포지역에 따라 상당한 형태적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무는 냉량한 기후를 좋아한다. 자라는데 알맞는 온도는 20℃ 정도이며 0℃가까이에서도 큰 피해를 받지 않을 정도로 내한성이 강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가을과 봄에 재배되며 고냉지에서는 연중 재배가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무의 종류는 조선무와 왜무 등 크게 두 가지 계통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요즘은 조선무와 왜무를 교배한 품종도 많다. 평강김장무, 청풍무, 미농조생무, 여름무, 진주대평무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무는 생장시기에 따라 봄무, 여름무, 가을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성분
 무에는 우리 인체에 필요한 여러가지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좋은 약효도 지니고 있다. 그 한 예로 무잎 속에는 카로틴이라는 중요한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것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변한다. 또한 칼슘과 비타민C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또한 여러가지 소화효소와 전분 분해 효소인 아밀라제가 많아서 천연의 소화제라 일컬어질 정도이다. 떡이나 밥을 과식했을 때 무즙이나 무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무는 소화불량, 만성 기관지염, 천식, 구토, 기침 등에 좋을 뿐만 아니라 건위, 거담, 이뇨 및 소염제의 약효도 지니고 있다. 무즙은 소화촉진과 함께 니코틴 독을 없애주고 지해, 지혈, 소독, 해열 작용도 한다. 담즙과 함께 담석을 용해하는 작용도 한다. 무는 수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당질, 단백질, 칼슘, 인, 철, 비타민B, C 등으로 이루어졌으며 특히 무잎에는 비타민 A가 많이 들어 있다. 예로부터 속병이 깊은 사람이 무를 상식하였는데 그 이유는 무 속에 있는 전분의 분해요소인 디아스타아제, 글리코시다제 등이 소화를 돕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무즙에 함유되어 있는 수분은 장에 습기를 더해 주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내의 유익한 세균의 수를 불려준다. 이렇게 해서 늘어난 세균에 의해 노폐물의 배설이 활발하게 촉진되어 비만이 해소된다. 특히 무는 칼로리가 굉장히 적으므로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먹어도 살찌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비만 환자에게 있어서 무는 실로 반가운 식품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무의 장점은 지방분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반면 비타민, 미네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만일 다른 식품에서 무와 같은 양의 비타민, 미네랄을 섭취하려면 아무리 조심해도 다량의 지방분을 함께 섭취하게 된다. 그러나 무를 이용하면 배고픔의 고통을 당하지 않고도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여덟 가지 사 중의 하나인 풍사가 체내에 들어와 감기를 일으킨다고 한다. 이 풍사는 음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몸의 균형을 맞춰주기 위해서는 양의 식품을 섭취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양의 식품이 바로 무다. 무의 매운맛은 시니글린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이 성분은 점막을 자극하여 수성점액의 분비를 활발히 하는 기능이 있다. 이 수성점액의 분비가 활발해지면 가래가 엷어져 쉽게 뱉어낼 수 있게 되고 기관지에 붙어 있던 이물질도 제거된다.
 이밖에도 무는 소염작용을 하므로 술로 인한 위의 염증을 치료할 수 있고 소화 배변을 촉진시켜 숙취를 해소한다.

 쓰임새

 무는 보통 조리하여 반찬으로 먹는다. 단단하게 잘 여문 무를 채로 썰어 무쳐 먹기도 하고 찌개의 재료로도 쓴다. 또한 사각으로 굵게 썰어서 담궈 먹는 깍두기 맛도 일품이다.
 저장용으로 가공한 무말랭이는 무침, 조림, 볶음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데 가을철에 나온 무를 길쭉하게 썰어 실에 꿰어 말려놓은 모습은 예전에는 여염집 처마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먹을 때 무를 함께 먹으면 소화도 잘되고 원기보양에도 좋다. 어패류와 함께 먹으면 비린내와 독성을 풀 수 있다.
그러나 위궤양을 앓는 사람이 무를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무는 적체와 술독을 풀어주고 어혈을 풀어준다. 또 음식을 소화시켜 주고 대소변을 이롭게 하며 천식을 다스린다'고 한다. {식감본초}에는 '무를 생식하면 갈증이 멈추고 속이 시원해지며 설사가 낫는다. 또 무를 삶아서 먹으면 담이 없어진다'고 기록되어 있다.   예로부터 무를 효과적으로 잘 이용하면 기침에 좋다고 전해지는데, 무씨와 살구씨를 함께 넣고 볶아서 분말로 하여 따끈한 물로 복용하면 기침에 즉효약이다.
 무를 잘게 잘라 사기 그릇에 넣고 물엿 반홉을 넣은 다음 뚜껑을 꼭 덮어두고 하룻밤을 재운 뒤에 보면 맑은 물이 괴는데, 이것을 자주 먹어도 기침에 효과가 좋다. 감기가 들어서 몸에 한기가 느껴지고 목이 간지럽거나, 몸에 열이 있을 때 무 주스를 마시면 아주 좋다.
 무 주스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무를 다져서 물엿, 혹은 꿀과 섞어서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거나 무나 생강을 꿀 혹은 엿과 섞어서 끓여 먹으면 된다. 이같은 무 주스는 숙취나 과식, 어깨가 시리고 저릴 때, 신경통, 소화불량, 식중독, 위산과다 등에도 효과적이다.
 해소나 천식, 또는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무를 노랗게 볶아서 가루로 만든 다음 꿀과 함께 환약으로 만들어 수시로 먹으면 좋다.   무는 몸통 뿐만 아니라 무청도 약성이 탁월하다. 무청은 원기를 돋우는 최고의 보양제로 신체, 비위 등이 허약하거나 동맥경화, 고혈압, 저혈압, 신경통, 요통, 이명증, 시력장애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 그리고 기억력을
향상시켜주는 작용을 하므로 수험생들에게 아주 유익하다.   그런데 7잎이 나온 다음부터 나오는 무청은 약간의 독성을 머금고 있다. 이 독성 때문에 무를 먹고 채독에 걸리는 수가 있다. 이 독성은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상강이 지나면 서리를 맞아 없어지므로 이 때는 날로 먹어도 상관이 없다.

  이것이 토종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무는 크게 나누어 우리 재래종인 조선무와 일본종인 왜무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왜무는 가늘고 길쭉하며 껍질이 두꺼운 것이 특징인데 주로 단무지의 재료로 쓰인다. 반면 조선무는 뿌리가 굵고 뭉툭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살이 단단하고 저장하기에 좋고 영양가도 많다. 특히 파릇한 윗부분에는 밀감에 버금가는 비타민 C가 들어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아직도 항간에서는 일반음식을 만드는 재료로 왜무보다 조선무를 더 많이 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무는 다른 작물에 비해서 종자오염이 덜 되었으며 그리 어렵지 않게 토종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재배되어온 재래종인 조선무는 어느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막론하고 대체로 물이 많아서 그 맛이 마치 배처럼 시원하고 달았다. 그러나 굳이 품질 좋은 무를 고른다면 예전에는 나주산 무를 최고품으로 쳤으나, 요즘에는 대관령이나 진부령 같은 고냉지에서 나는 무 또한 맛과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따라서 일교차가 심한 강원도나 경상북도의 고지대에 토종 조선무를 대규모로 재배하여 그 종자를 계속 보전한다면 우리의 토종으로 당당하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무는 무말랭이 형태로 수입되고 있는데 수입산 무말랭이는 대체로 정갈하지 못하고 지저분하며 색상이 검거나 얼룩이 있는 것도 있다. 그리고 조금 굵은 편이며 거칠다.
 반면 국내산은 말린 상태가 깨끗하며 색상이 희다. 또한 두께가 얇고 자른 부위가 정교한 것이 특징이다. 

 *** 참고자료
 1.약이 되는 식품
 2.월간 {식품과 건강} 91.11월호 
 3.월간 {행복의 샘} 농민신문사
 4.월간 {건강저널} 90.12월호 
 5.{신토불이} 농협 (핸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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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호박

 어디든 거침없이 뻗어가는 호박넝쿨

 흔히들 못생긴 여자의 얼굴을 호박에 비교한다. 그리고 속된 표현으로 '호박씨 깐다'는 말이 있다. 그러고 보면 호박은 이상하게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하긴 그 생김새가 박이나 수박에 비해 울퉁불퉁하여 조금 못생긴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호박씨에는 질이 아주 뛰어난 불포화지방과 머리를 좋게 한다는 레시틴, 그리고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다. 따라서 '호박씨 깐다'는 말은 겉으로는 엉성하고 둔한 듯이 보이면서 뒤로 가서는 실속을 챙긴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기실, 호박씨 뿐만 아니라 호박의 뿌리, 줄기, 덩굴손, 잎, 꼭지, 종자 등이 모두 약으로 쓰인다. 비록 울퉁불퉁하게 못생긴 호박이지만 그 영양분이나 약성이 뛰어나 예로부터 훌륭한 식품으로, 민간요법의 약재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던 것이다.
 근래에 와서는 호박을 상품 목적으로 대단위 재배를 하지만 예전에는 따로 밭을 내어 심지 않았다. 밭둑이나 논둑, 언덕배기, 담장 곁 어디든 놀고 있는 땅에다 심었다. 그러면 여기서 싹이 자란 호박넝쿨이 담장이든 초가지붕이든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죽죽 뻗어나간다. 이처럼 호박은 재배장소에 특별한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어디서든 널리 재배되었고
생활공간 속,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었다.   호박의 원산지는 남멕시코 및 중부 아메리카라는 설이 있었는데 이후에 북아메리카의 '콜로라도' 지역 원주민들의 유적에서 호박씨와 덩굴 등이 발견되어 이 지방이 원산지라는 설이 제기되었다. 한편 동인도, 혹은 유럽을 원산지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한 서양계 호박 및 페포(pepo)계 호박은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이고, 동양계 호박은 동남아시아 열대지역으로 그 원산지를 추정하기도 하며, 근래는 동양계 호박도 그 원산지가 아메리카의 안데스 산맥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재배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조선시대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대략 1700년대에 전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서양에서 육성된 품종이 유입되기 전에 이미 우리나라에는 호박과 비슷한 품종이 재배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테면 호박의 사촌쯤 되는 '박'같은 경우 고대 설화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특히 '흥부전'에서는 박이 주요한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박을 재료로 한 '바가지'는 우리 역사와 생활풍습 속에서 숱한 일화를 남기고 있다.
 이처럼 박이 오래 전부터 재배되어 왔다는 사실로 미루어 그 유사종인 호박도 재래종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록을 찾을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호박의 품종에는, 동양계로서는 서울 애호박이 있고, 서양계로서는 합바드, 델리셔스 등이 있다. 그리고 페포계로서는 주키니 호박이 있다. 또한 서양계로서 사료용으로 쓰이는 호박이 있는데 이것은 30∼40kg까지 자란다. 
 이러한 품종을 우리나라에서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재배한다. 예를 들어 겨울에 파종하여 봄에 수확하는 촉성 및 반촉성 재배, 봄에 파종하여 초여름에 수확하는 조숙재배, 4월 하순에서 5월에 걸쳐 노지에 직파하여 6월에서 9월 사이에 수확하는 여름재배, 남부해안 및 제주지방에서 가능한 억제재배 등의 방법이 있다. 특히 억제재배에서는 덩굴이 뻗지 않는 주키니호박을 대부분 가꾼다.   이러한 재배방법을 통하여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양의 호박이 생산되고 있는데, 매 년 4만여 톤(88년)이 넘게 생산되고 있다.

  성분

  익은 호박에는 비타민 A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대체로 수분 95%, 단백질 2.0%, 지방 0.6%, 탄수화물 3.9% 로 구성되어 있다. 무기질 및 비타민은 100g 당 칼슘 15mg, 철 0.7mg, 비타민 C 8mg이 들어있다.녹황색 야채는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녹황색 야채에는 카로틴( 카로틴)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체내에 들어가면 비타민 A로 변한다.
 또한 호박에는 칼륨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나트륨의 해를 방지한다. 칼륨 성분에는 혈압을 내리는 작용, 즉 고혈압을 방지하는 작용이 있다. 고혈압의 원인 중의 하나로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을 들고 있는데 소금에 포함되어 있는 나트륨이라는 성분이 문제가 된다. 이 나트륨의 해를 방지하는 것이 바로 칼륨이다. 칼륨이 많으면 나트륨은 활동하기가 어렵게 된다. 또한 칼륨에는 나트륨의 배설을 촉진하는 작용도 있다. 이처럼 칼륨에는 고혈압을 예방, 개선하는 작용이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많이 섭취하면 안된다.
 그리고 호박에는 비타민 A. C. B군이 균형있게 함유되어 백내장, 야맹증 등 눈병을 예방한다. 뿐만 아니라 섬유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많은 양을 섭취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 특히 섬유질은 변비 등으로 인한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쓰임새

 어린 열매는 나물, 전 등의 음식으로 만들어 먹고, 늙은 열매는 과육을 떡, 범벅, 죽 등으로 만들어 먹는다. 또, 지역에 따라서는 호박잎을 쪄서 쌈으로 먹기도 하고 씨를 먹기도 한다.   호박은 저장이 용이하다. 애호박과 크고 늙은 호박 모두를 저장할 수 있다. 먼저 애호박은 될 수 있는 한 씨가 없고 가는 것을 골라 둥글납작하게 썰어서 채반에 펴서 말린 후 실에 꿰어 서늘한 곳에 매달아 두고 필요할 때 사용한다. 반면 늙은 호박은 씨를 파내고 껍질을 긁은 다음 길쭉하게 썰어서 말려놓고 쪄서 먹거나 호박떡에 이용한다.
 예로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널리 이용되어 온 호박은 특히 회복기의 환자나 위장이 약한 사람, 노인, 산모 등에게 좋은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호박은 감기나 인후통에 효험이 있고, 불면증에도 호박을 삶아 먹으면 효과적이다. 또 회충, 조충의 구제약으로서 효과도 뛰어나며, 백일해, 단독, 일사병, 디프테리아 등에도 약으로 쓰인다. 호박을 상식하면 중풍 예방의 효과도 볼 수 있다.   독충에 물렸을 때에는 호박의 잎이나 꽃을 비벼서 환부에 붙이면 효과가 있다. 동상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생호박을 썰어, 그것으로 환부를 자주 문질러 주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본초강목}에는 '호박은 속을 보하고 기를 늘린다'고 되어 있고, {경험방}에는 '천식에는 커다란 호박의 속을 파내고 그 속에 보리엿을 채운 다음 서늘한 곳에 한 달 가령 두었다가 쪄서 먹으면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호박씨는 예로부터 중국에서 수박씨와 같이 고급요리의 재료로 사용되어 왔다. 호박씨의 주성분은 지방산인데, 질이 좋은 불포화 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호박씨에는 머리를 좋게 해주는 레시틴과 간장의 작용을 돕는 메티오닌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칼륨, 칼슘, 인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B군이 풍부한 고열량 식품이다. 전립선이 비대해져 오줌이 잘 나오지 않을 때에는 말린 호박씨를 볶아 먹으면 좋다. 상식하면 정력을 높인다.
 이밖에도 호박씨는 촌충퇴치, 부종, 당뇨병 등에도 효과가 있다. 산후 수족의 부종에 호박씨를 볶아서 달여 마시면 좋고, 당뇨병과 조충 구제에도 효과가 있다. 또 호박씨는 콜레스테롤의 생성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되며, 혈압을 강하시켜 주는 작용도 한다.
 호박은 각종 요리로 자주 식탁에 오르는데 몇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호박과 열무를 주재료로 하여 담근 김치를 호박김치라 한다. 이것은 황해도 향토음식의 하나로, 그대로 먹기보다는 된장을 조금 풀고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만드는 법은 늙거나 어리지 않은 중간 정도의 호박을 깨끗이 씻어 반달 모양으로 두껍게 썰고, 너무 연하거나 쇠지 않은 열무를 다듬어 깨끗이 씻는다. 이 호박과 열무를 켜켜이 절였다가 건져내어 단지에 담고, 남은 소금물로 밀가루풀을 쑤어 건더기가 위에 뜨지 않고 국물에 잠기도록 붓는다. 그렇게 약 5∼6일간 익혔다가 된장과 고추장을 조금 풀어서 끓이면 맛있는 호박김치찌개가 된다. 이때 고기를 넣으면 더욱 맛이 있다.
 한편, 호박에 소를 넣어 익힌 찜을 호박선이라 한다. {시의전서}에는 호박선의 조리법이 나와 있다. 어리고 작은 호박을 택하여 쇠고기와 여러 가지 양념을 하고 표고버섯이나 석이버섯을 채썰어 섞는다. 호박 사이에 이 소를 넣고 데친 미나리로 동여맨다. 나머지 고기를 바닥에 깔고 호박을 놓은 위에 지단 채썬 것, 실고추, 실백을 고명으로 얹은 다음, 육수를 부어 끓인다. 주로 주안상의 안주로 쓰인다.
 호박을 이용한 식품으로 가장 유명한 것 중의 하나는 뭐니뭐니 해도 울릉도 호박엿이다. 원래는 후박나무의 수피를 첨가하여 만든 것인데 이 후박엿은 약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육지에 전래되면서 호박엿으로 와전된 것이다. 오늘날 시중에서 유통되는 울릉도 호박엿은 엿 중에서 맛과 품질이 좋은 엿을 칭하는 말로 바뀌고 말았다. 관광상품으로 울릉도에서 시판하는 호박엿은 울릉도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는 감자를 이용하여 만들고 있다. 물론, 호박에는 전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엿기름으로 삭혀서 엿을 만들 수 있다. 울릉도에서는 호박을 이용하여 엿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 성공한 바 있다.
 이밖에도 호박을 이용한 요리와 식품으로는 호박지찌개, 호박풀대죽 등이 있다.

  이것이 토종

  오늘날 흔히 우리가 재래종으로 부르는 호박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품종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품종에 비해 재배 역사가 오래된 것을 고유의 재래 토종으로 육성할 수는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각 품종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서양계 호박은 그 모양이 동양계와 비슷하여 구별이 곤란한데, 이 때는 줄기의 단면으로 구별한다. 서양계는 단면이 둥글고 동양계와 페포계는 5각형을 나타낸다. 특히 재래종 호박은 덩굴의 단면이 5각형이고 연모가 있으며 덩굴손으로 감으면서 자란다. 그러나 개량된 것은 덩굴성이 아닌 것도 있다. 또한 잎이 어긋나고 엽병이 길어 심장형 또는 신장형이고 가장자리가 5개로 얕게 갈라지며 열편에 톱니가 있다. 종자보존 차원에서는 이러한 품종의 특성을 고려하여 재래종을 새롭게 발굴, 육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우리나라는 어디든 호박을 심고 가꿀 수 있지만 현재 많이 재배되는 곳으로는 경남 의령 지역을 꼽을 수 있다. 하수오와 함께 호박은 예로부터 이 지역의 특산물로 유명하다.
  *** 참고자료
 1.{민족문화대백과} 
 2.{약이 되는 식품}
 3.월간 {식품과 건강} 91.10 
 4.{약용음식물백선}
 5.{장터순례} 
@   23.율무

 윤기나고 찰기있는 토종 율무는 최고의 미용제

 중국 후한 광무제 때 베트남의 총독으로 파견된 노장군 마원은 베트남의 더위와 질병을, 율무를 먹고 이겨냈다고 한다. 그래서 마원은 임기를 마치고 율무의 종자를 수레에 가득 싣고 개선하였다. 그러나 다른 총독들은 개선할 때 진주, 상아, 육계 등 보물을 가져와 황제에게 바쳤다. 그 때문에 마원은 황제로부터 차별대우를 받다가 끝내는 불행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그를 불쌍히 여겨 말하기를 '진주보다 귀한 율무가 의심의 율무가 되었다'고 하였다.   그럼 '진주보다 더 귀한'율무는 도대체 어떤 식물인가.
 율무는 벼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이다. 키는 2미터 내외이며 7월 경에 꽃이 피고 열매는 긴 타원형인데 이것을 도정한 것을 율무쌀이라 한다. 율무는 예로부터 식량으로 이용되어 왔다. {강목}에 율무를 곡물에 포함시켰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중국에서는 식용작물로 재배한 때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율무의 원산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다만 앞의 일화에서 언급되고 있듯이 중국에 앞서 베트남에서 먼저 재배 되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중국의 재배역사도 기원전 200년 경의 한대에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낙양의 곡물창고 유적에서 율무가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베트남에서의 재배역사는 그보다 훨씬 앞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율무가 들어온 것은 서기 1078년(문종32년)에 저술된 {고려사}에 처음으로 나온다. 당시 송나라에서 가져온 약품의 목록 가운데 율무가 들어 있다. 그리고 임진왜란 무렵에는 일본 장군 가토(가등청정)가 조선의 율무를 일본으로 가져 갔다는 기록도 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당시 조선에서는 율무가 본격적으로 재배되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이후 수백 년이 지나면서 이 땅의 풍토를 닮은 고유의 종자가 형성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오랜 재배 역사를 가진 율무는, 처음에는 곡식의 하나로 여겨졌지만 나중에 그 약성이 하나 둘씩 밝혀지면서 한방 약재로 그 쓰임새가 넓혀졌다. 의학이 날로 발달하고 있는 오늘날에 와서도 율무의 새로운 효능이 속속 밝혀져 그 실용화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그러한 효능 중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의 분비와 배란형성을 활발하게 해주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성분
  단백질, 지방, 아미노산 등이 많이 들어 있는 율무는 그 영양가가 훌륭할 뿐만 아니라 음식의 소화를 돕고 위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며, 폐의 기운을 열어주는 효과도 있다. 또 설사나 관절염 등에도 좋다.   율무의 단백질 분해효소는 암세포를 녹이는 작용이 있다고 하며, 또 항종양의 작용을 하는 물질의 존재도 최근에 확인되어 암에 대해 이중의 작용을 지니게 되었다고 한다. 암환자는 율무쌀을 주식으로 하면서 율무차를 계속 마시면 암의 악화를 방지하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도 한다.
 율무에는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시키는 작용도 있기 때문에 단백질의 연소가 빠르며, 혈액 순환이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준다. 또 율무의 단백질 분해 효소는 담낭이나 방광의 결석을 녹이는 작용도 한다.   이밖에도 율무 뿌리는 치통, 월경 불순에 효과가 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것으로 사신죽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사신죽은 율무쌀과 함께 산약, 백복령, 감인을 넣어 만든 죽이다. 이 사신죽은 특히 위와 장의 기능을 도와주고 담을 제거하며 폐를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물론 암환자에게도 좋으며 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좋다. 양기부족과 조루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율무는 비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위와 폐를 보하며 해열에도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약용식물사전}에는 '율무쌀은 이뇨제, 건위제, 자양제로서 좋고 피부질환과 물사마귀를 다스린다'고 되어 있다.   {신농본초경}에는 '율무쌀은 근육통으로 굴신이 자유롭지 못한 것과 풍을 다스린다'고 적혀있다.

  쓰임새
  율무는 예로부터 구황식품으로도 많이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식량으로보다도 약용으로 더 많이 이용되고 있다. 율무는 도정하지 않은 것을 말하고, 율무쌀이라고 하면 도정한 것을 말한다. 한방에서는 율무를 이뇨, 진해, 건위 등의 약재로 쓰고, 율무쌀도 약용한다.   가정에서 율무차를 상식하면 가족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데, 율무차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차로 쓸 때에는 도정하지 않은 율무를 사용한다. 씨 알이 잘 여문 것을 선택하여 말린 다음 알맞은 용기에 넣어 습기 없는 장소에 두고 써야 한다. 차용으로 율무를 간수하려면 가을 수확기에 구입해 두는 것이 좋다. 껍질이 있는 율무는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먼저 율무를 약간 볶는다. 차분량은 물 600cc(약 3홉)에 100g 가량이 적당하다. 율무차는 다른 차와는 달리 처음에는 끓여 마시고, 다시 물을 부어 한번 더 끓여 마신다. 세 번까지 끓여도 된다. 그러나 율무는 알맹이가 단단하여 다른 차와는 달리 끓이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다른 방법은 율무쌀을 곱게 분말을 만들어 열탕 1잔에 1∼2 스푼씩 타서 마시는 것이다. 끓이면 더욱 좋고 설탕이나 꿀을 조금 넣어도 된다. 율무차는 많이 마셔도 부작용이 없다. 차맛은 덤덤하다. 또, 율무를 이용하여 고운 살결을 가꾸고 비만증을 예방하며 사마귀와 종기를 없애는 미용비결도 있다. 먼저 1컵 반의 물 속에 큰 숟가락 하나 정도의 율무를 넣고 미지근한 불에 반 컵이 되도록 푹 삶는다. 그런 다음 여기에다 꿀을 섞어 하루에 한차례씩 복용하면 된다.
 이 방법은 고운 피부와 날씬한 몸매를 가꾸고 싶은 여성에게 특히 좋지만, 비만 방지와 건강 관리를 원하는 사람에게도 좋다. 특히 발육기의 유아에게 이것을 먹이면 질병 예방이 될 뿐만 아니라 발육 촉진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율무는 피부의 영양공급에도 대단한 효과가 있다. 단백질 분해 효소의 작용으로 인하여 피부를 부드럽게 해준다. 특히 미용 효과가 확실하며 얼굴의 기미, 주근깨, 반점, 물사마귀 등을 없애주는 효과도 있다. 옛날 후한 때의 복파장군이 남방의 교지라는 곳에 부임해보니, 그 곳 사람들은 유난히 피부 질환이 많고 여성들의 피부가 거칠고 피부에 기미, 주근깨, 반점, 물사마귀 등이 많은 것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그곳 사람들에게 율무쌀을 주식으로 하며 율무죽이나 율무차를 많이 먹도록 권했더니, 그 후 그곳 사람들의 피부 질환이나 기미, 주근깨, 반점, 물사마귀 따위가 몰라보게 없어졌다는 고사도 있다. 사마귀 제거에서 암 억제까지 폭넓은 효과를 발휘하는 율무는 흰 알맹이 상태의 율무 외에도 익혀먹는 율무, 덩어리 상태의 율무, 과립 상태의 율무, 율무차 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으므로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율무의 미용요법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으로 고민스러운 경우에는 세안제에 율무효소를 첨가하여 여드름 부위를 자극하지 않도록 손바닥으로 감싸듯이 가볍게 씻어주면 소염작용이 있는 율무가 피부의 붉은 기를 억제하고 염증을 예방해준다.
 수면 부족, 피로 등으로 눈꺼풀이 푸석푸석할 때는 면포를 찬 율무차에 적셔서 눈꺼풀 위에 붙이고 종종 새것으로 갈아주면 부기가 가라앉는다. 또한 율무효소를 용기에 넣어두고 목덜미나 가슴, 겨드랑이 아래 등 땀이 나기 쉬운 곳에 파우더처럼 바르고 가볍게 두드려주면 고운 피부를 가꿀 수 있다.
 팔꿈치, 무릎 등 각질이 생기기 쉬운 곳에도 율무화장수를 바르면 흰 살결로 바꿀 수 있다.   또한 율무죽을 계속 먹으면 이뇨 작용에 좋고 간장에도 도움이 된다.
율무쌀로 빚은 술을 자주 마시면 신경통과 각기병 예방에 도움이 되며, 신경통 환자나 류머티즘 환자는 율무쌀을 넣은 탕에서 목욕을 하면 효과적이고 숙취해소에도 좋다.

 이것이 토종

 율무는 충청북도 옥천군 일대에서 많이 생산된다. 옥천군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골짜기에 놓여 있는 작은 분지들로 이루어졌다. 이 분지는 퇴적암이 깔려 있어서 땅은 무척 기름진 편이다. 하지만 밭이 논보다 더 넓은 까닭에 이 고장에서는 쌀보다는 보리, 옥수수, 콩 따위의 잡곡을 주로 생산한다. 그 중의 하나가 율무이다.
 율무는 현재 중국산이 대량으로 수입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율무는 빛깔이 짙은 편이며 윤기가 나고 찰기가 있다. 반면 중국산은 색깔이 희며 찰기가 없고 맛도 덜하다.
  ** 참고자료
 1.{약이 되는 식품} 
 2.{약용음식물백선}
 3.{한국의 발견/충청북도}  뿌리깊은 나무 
 4.월간{식품과 건강} 91.10월호
 5.{민족문화대백과} 
@
 24.대 (죽순)

 풀도 아니고 나무도 아닌 것이

 편의상 대는 나무로 분류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나무로 보기도 어렵고 풀로 보기도 어렵다. 해가 갈수록 줄기가 굵어지는 것은 나무가 분명하나 땅위에 난 부분이 해마다 말라 죽는 것은 풀의 성질을 지녔다. 그래서 대는 그 어느 쪽에도 넣을 수가 없어 예로부터 '나무도 풀도 아닌 것(비목비초)'이라 했다.
 대는 열대성 식물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에 식생한다. 원래 자생지는 수마트라 섬과 하와이, 폴리네시아의 여러 섬들이라고 하는데 온대지방의 대는 사람이 가져다 심어 추운 기후에 적응시킨 것으로 본다. 이처럼 열대성 식물인 대가 겨울철이면 눈꽃을 함빡 피우며 소나무, 매화와 함께 세한삼우로 지칭되는 것은 기후에 대한 적응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대는 종류가 많아 전세계에 50속 1천2백50종쯤 자라는데 우리나라에는 임업시험장에서 시험 재배중인 것까지 합치면 70종쯤 된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대나무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맹종대, 왕대, 솜대, 오죽, 이대, 조릿대 등이 있다.
 중국에 많은 맹종대는 대나무 중 가장 굵게 자라는 것으로 지름이 한 뼘이 넘는 것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1898년 일본에서 들어 왔으며 남쪽 해안 가까운 곳에 많이 심는다. 거제도 하청면이 유명한 맹종죽 산지다.
 그러나 대의 왕은 역시 이름 그대로 왕대다. 왕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것으로 대나무 중에서 키가 가장 큰 것은 높이 30m에 이르는 것도 있다. 마디 사이가 길고 테가 크다. 죽순은 맛이 약간 쓰므로 고죽이라고 한다. 왕대는 탄력성이 좋아서 가공품으로 많이 쓰인다. 솜대는 줄기가 가는 것이 특징이다. 추위에 강한 편이어서 우리나라 중부지방까지 자랄 수 있으며, 화살을 만드는 시누대(시죽)는 오구대 또는 이대라고 하며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많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면적에 걸쳐 나는 것은 조릿대(산죽)다. 조릿대는 중남부의 산속에 자생하며 키는 보통 1∼2m 정도이고 가장 가늘다. 말 그대로 조리나 소쿠리 등을 만들며 한라산과 지리산 고운동이 명산지다. 지금은 조릿대를 베어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조릿대 잎으로 차를 끓이면 적당히 단맛이 나는 차가 된다.
 대는 생장 속도가 무척 빠르다. 봄에 죽순이 올라오기 시작해서 30∼50일이면 성장을 끝낸 다음 더 이상 자라거나 굵어지지 않는다. 해가 지날수록 줄기만 단단해지고 색깔이 누렇게 변해 간다. 맹종죽의 경우는 하루에 1m 이상 자라는 것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대가 급속도로 크는 이유는 뿌리에 오랫동안 영양분을 저장해 두었다가 한꺼번에 밀어올리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자라는 속도와 함께 밀어올리는 힘도 대단히 강하다. 옛날 중국에서는 죄인을 처형할 때에 자라고 있는 죽순 위에 올려놓아 죽순이 몸을 뚫고 올라오게 했다고 하며, 일본에서는 사람이 들어올리기도 힘든 마룻장을 밀고 솟아오르는 죽순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다.   다른 식물들은 대개 잎이 생산한 양분으로 줄기를 굵게 하고 키를 늘리지만 대는 다음 세대를 키우기 위해 모두 땅속으로 보내버린다. 그러므로 대줄기는 해가 갈수록 누렇게 변하다가 마침내 말라 죽는다. 3∼5년 동안 열심히 비축을 해서 죽순 하나를 밀어 올리는데 몽땅 자신을 투자하는 헌신적인 정신을 가진 식물이 바로 대나무인 셈이다.   대나무는 일생에 한 번 꽃을 피우고, 곧바로 말라 죽는다. 따라서 대꽃을 본 사람은 드물다. 대꽃은 벼나 보리의 꽃과 비슷하며 엷은 녹색이다. 이렇게 꽃이 피면 대숲 전체 혹은 일부분이 한꺼번에 시들어버린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방 후에 대꽃이 많이 피어 대숲이 말라죽어 대밭이 많이 사라졌다. 대꽃은 60년, 또는 1백년, 1백20년 만에 핀다는 말이 있는데, 언제 왜 대꽃이 피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조릿대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대나무 열매를 보기 어렵지만 따뜻한 지방의 대는 열매를 잘 맺는다고 한다. 대의 열매는 수수와 비슷하다. 이것으로 떡이나 밥을 해먹기도 하고 술을 빚거나 국수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이같은 대의 열매는 몸을 가볍게 하고 기운을 돋군다고 하는데 지금은 대열매를 구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그냥 상상하면서 군침을 흘리는 수밖에는 없다. 대는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을 좋아하고 물기가 많고 영양분이 많은 찰흙땅에서 잘 자란다. 그러나 오죽이나 조릿대류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이와 같은 실용적인 쓰임새 외에도 대는 문화적 측면에서 한국인들의 심성과 정서를 가꾸는데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수천년 동안 대는 시와 그림과 문장의 중요한 소재였고 우리 고전에는 대를 빌어 사상과 정서를 표현한 흔적이 널려 있다. 

 성분

 죽순에는 단백질, 당분, 칼슘, 회분, 인, 비타민A, B, C, 등이 고루 들어 있다. 특히 죽순을 삶을 때 흰 가루가 나오는데 이 흰 가루는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물에 잘 안 녹는다. 죽순을 삶을 때는 뜨거워서 티로신이 녹지만 식으면 다시 굳어져 흰 껍질처럼 표면에 붙는다. 그러나 대나무 줄기 표면에 붙어 있는 흰 가루는 티로신이 아니라 초의 일종으로 식물체 안의 물이 증발하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한다.

  쓰임새

  대는 죽순에서 대잎까지 용도가 넓고 다양하다. 베개, 돗자리, 발 등의 각종 공예품의 재료로, 그리고 건축재로도 쓰이며 중국에는 대나무로 만든 버스도 있다고 한다. 대는 그 성질이 차다. 대를 차분히 관찰해 보면 찬 기운이 느껴진다. 그 찬 성질이 몸 안의 열을 내려주고 열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진 것을 풀어준다. 여러가지 대나무 중에서 왕대(참대)와 조릿대를 약으로 많이 써 왔으며, 대나무속껍질(죽여), 대나무기름(죽력), 댓잎[죽엽], 대나무속진(죽황) 등을 약으로 쓴다.
 죽여는 참대의 속껍질을 말린 것으로 혈분의 열을 없애며 토하는 것을 멈추고 담을 삭이며 태아를 안정시킨다. 부정자궁출혈 등 혈열로 인한 출혈, 태동불안 등에 쓴다. 하루 5∼9g을 달여 먹는다.   대나무 마디를 잘라서 반으로 쪼개어 쌓아놓고 가운데 부분을 가열하면
양쪽 끝으로 진득한 액체가 흘러내리는데, 이를 죽유 또는 죽력이라 한다. 담열로 인한 기침, 중풍으로 담이 성할 때, 경풍, 전간(간질), 파상풍 등에 쓴다.
 참댓잎은 종기를 낫게 하고 작은 벌레를 죽인다. 갑자기 목이 쉬어 소리가 껄끄럽고 잘 나오지 않을 때에는 진하게 달여서 한번에 마신다.   조릿대의 잎은 여름철 꽃피기 전에 베어 햇볕에 말린다. 조릿대 잎은 맛이 달고 심심하며 성질은 서늘하며 신경에 작용한다. 심열을 내리고 번열을 없애며 오줌을 잘 누게 한다. 열병으로 입안이 마를 때, 오줌이 붉으면서 잘 안 나올 때, 입안이 헐고 오그라들 때, 잇몸염 등에 쓴다. 9∼15g을 달여 먹는다.
 가을에 말라죽은 참대를 쪼개어 진을 긁어낸 것을 참대속진이라 하는데 이것은 신열을 없애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경련을 멈추게 한다.
 대를 식용으로 할 때는 연한 싹을 쓴다. 이것이 바로 죽순인데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사용되며 산뜻하면서도 아리한 맛이 퍽이나 독특하게 느껴진다. 죽순으로 만든 요리에는 죽순밥, 죽순탕, 죽순정, 죽순회 등이 있는데 특히 담양의 죽순회는 별미로 손꼽힌다. 조선조 시대에 어느 평양감사가 담양에 들렸다가 죽순회를 먹고 나서 그 맛에 반해 오래도록 잊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하인들에게 죽순회를 만들어 오게 명령하였으나 때마침 추운 겨울철이라 죽순을 구할 수가 없었다. 이에 하인들은 고민하다가 대바구니를 삶아 평양감사의 상에 올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죽순은 해마다 5∼6월이 되면 대나무의 뿌리에서 움터나오는데 이것이 요리의 재료로 쓰인다. 그리고 땅속에 묻힌 부분이 많은 것일수록 상품으로 친다.

  이것이 토종

  우리나라에서 참대가 잘 자라는 곳은 강원도 강릉, 충청도 단양, 전라도
정주를 잇는 북한계선 이남이다. 이 중에서 담양은 대나무의 고장으로 예로부터 널리 알려져 왔다. 담양은 연평균기온이 12℃인 정도이고 연평균 강수량이 1000mm 안팎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대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한 풍토를 지닌 곳이다. 또, 소백산맥의 끝자락인 추월산과 병풍산이 마치 병풍처럼 넓다란 들을 둘러싸고 있어서 바람이 많지 않은 탓도 있다. 추위에 강하고 척박한 땅에서도 굵은 죽순이 솟아나는 솜대가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고 맹종죽과 왕대도 많다.
 그런데 담양이 대나무로 명성을 얻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널려 있는 대밭이 아니라 그 대밭에서 나온 대나무와 죽순의 질 때문이다. 담양의 대나무는 질이 강하면서도 탄력이 좋아 가공이 쉽다고 한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 지방에서는 이미 400여년 전부터 가내수공업 형태의 죽물공업이 성했다.
 그러나 지조를 지키듯 대(대)를 이어 죽물을 만들어 온 이고장 사람들이지만 곤궁한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이 만든 죽물이 나일론과 플래스틱에 밀리고, 게다가 요즘에는 대만과 중국산에서 물 밀듯이 밀려오는 죽세품에 의해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값싼 외국 제품이 국내시장을 잠식해 들어옴에 따라 제 고장에서조차 우리 죽세품이 기를 못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일부 악덕 상인들은 중국산을 담양산으로 속여 폭리를 취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외국산 대나무 제품은 습기제거나 통풍효과, 견고성에 있어 우리나라 제품보다 훨씬 못하다. 담양산 돗자리를 예로 든다면 대나무 자체가 내뿜는 냉기나 견고함을 꼽을 수 있고, 쓸수록 윤기가 나는 등의 특징이 있다.

  ***참고자료
 1.{한겨레신문} 92.10.21 
 2.월간{시사춘추}
 3.월간{식품과 건강} 91.7월호 

@   25.민들레

  땅 속 깊이 뿌리 내리는 민초

  민들레는 우선 그 이름부터 정답고 친근한 민중의 풀이다. 백성의 꽃, 민중의 꽃이라는 뜻이다. 민들레는 풀밭이나 논둑이거나 길옆이거나 마당 귀퉁이거나 가리지 않고 심지어는 콘크리트 바닥 틈새에까지 뿌리를 내린다. 참으로 모질고 질긴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풀이다. 더러운 도심 가운데서도 사람들의 발길에 밟히며 먼지와 오물을 뒤집어 쓰면서도 노란꽃을 방긋이 피워내는, 민들레는 서럽고도 모질게 살아온 우리 민초들의 성정을 그대로 닮았다.   민들레는 겨울에 잎이 말라 죽어도 뿌리는 살아 있는 여러해살이풀로 그 뿌리가 땅속 아주 깊게 내려간다. 줄기는 땅바닥에 붙어 있을 정도로 작지만 뿌리는 땅속 2m가 넘게 내려가는 것도 있다. 생명력의 근원이 바로 이 뿌리에 있는 것이다.
 뿌리깊은 식물은 좀처럼 죽일 수가 없다. 민들레 뿌리는 웬만큼 잘라내도 다시 살아난다. 따라서 잔디밭을 가꿀 때 가장 애먹이는 풀이 민들레다. 원체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있어서 완전히 뽑아낼 수도 없고, 풀깎는 기계로 밀어서 목을 잘라버려도 이튿날이면 더 많은 꽃이 피어난다. 모가지가 잘리면 몸통에라도 붙어서 기어이 꽃을 피우고야 마는 지독한 생명력을 지닌 풀이다.   민들레는 봄을 알리는 꽃으로 첫손가락에 꼽히지만 반드시 봄에만 피는 것은 아니다. 서양민들레 같은 것은 3∼11월의 긴 기간 동안 계속해서 피고, 눈보라가 쌩쌩 몰아치는 한겨울에도 날씨만 따뜻하면 양지쪽에 조그맣게 꽃을 피운다.
 민들레꽃은 낮에만 피고 밤에는 잠을 잔다. 아침 첫 햇살을 받으면서 꽃다발이 천천히 열리고 꽃잎이 벌어졌다가 해지고 어두워지면 꽃잎을 오므려 닫고 움츠린다. 그리고 날이 흐리거나 비라도 내리면 꽃이 피지 않는다. 연꽃, 튤립, 나팔꽃 등과 같이 밤이면 잎을 오므려 마주 포개어 잠을 자고 아침이 되면 활짝 편다.
 이처럼 민들레가 해뜨는 동안에만 꽃을 피우는 것은 민들레 꽃잎 뒤에 달린 물주머니 때문이다. 햇볕이 없을 때에는 물주머니에 물이 가득 차있어 꽃잎을 밀어올리므로 꽃잎이 닫히고, 햇볕이 쬐면 물주머니의 물이 증발하여 꽃잎을 받치는 힘이 약해져서 꽃잎이 활짝 펴지게 되는 것이다.

 성분

 민들레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은 수분이 약 90%이며 조단백질 2.27%, 회분 1.04%, 단백질 1.89%, 그리고 미네랄과 비타민 등이다. 또한 독특한 향기 성분인 정유가 들어 있다.
 이밖에 이눌린, 루틴, 팔마틴, 이놀산 등과 단백질 분해효소가 들어 있다. 그리고 뿌리에는 콜레스테롤을 억제하는 콜린, 디락사스테롤, 스테롤, 펙틴 등이 들어 있다.
 민들레는 겨울을 나기 위해 여름내 만든 영양을 뿌리에 갈무리하므로 많은 영양소가 뿌리에 집중되어 있다.   민들레의 약효성분으로는 콜린, 이눌린, 디락사스테롤, 스테롤, 팩틴 등을 들 수 있으며, 임상실험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 용혈성 연쇄상구균 등에 강한 살균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의 지방변성을 억제하고,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작용이 증명되었다. 

 쓰임새 

 민들레는 국거리에서 약재까지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먹을거리로, 민간약으로, 한약재로 널리 써왔던 것이다.   그러나 맛이 쓰고 쌉쌉하여 바로 먹기에는 곤란한 점이 많다. 그러나 이 쓴맛이 위를 튼튼하게 한다. 쓴맛을 없애는 방법은 많다. 삶아서 하루쯤 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내고 먹거나 시금치하고 섞어서 먹어도 되고, 뿌리는 가을이나 이른 봄에 캐서 된장에 박아 두었다가 장아찌로 먹고 고들빼기와 함께 김치를 담가서 먹는다. 또한 그냥 튀겨 먹어도 괜찮다.   민들레의 꽃이나 뿌리는 소주를 붓고 우려내어 여기에 설탕이나 꿀을 알맞게 넣어 한두 달 숙성시키면 훌륭한 약주가 된다. 민들레주는 강정, 강장제로 효과가 있고 향기가 좋다.
 우리 겨레와 민들레가 퍽 친근한 것은 틀림없지만, 식용, 약용으로 더욱 다양하게 활용한 나라는 유럽이다. 서양에서는 민들레를 채소로 가꾼다. 프랑스 요리에 민들레샐러드가 있다. 민들레를 밭에 가꾸어서 이른 봄이나 가을에 뿌리를 캐내서 상자 속에 밀식한 다음 캄캄한 동굴 같은 데 두어 싹을 키운다. 우리나라에서 콩나물을 기르는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해서
자라난 하얀 싹은 날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데, 쓴맛이 거의 없고 향기가 좋다.
 서양에서 민들레로 만드는 요리는 민들레 수프, 민들레 파이, 민들레 샐러드, 민들레 피자, 민들레 커피, 민들레 튀김, 민들레 와인 등 열가지가 넘는다. 이 중에서도 민들레 커피(Dandelion Coffee)는 댄대 티(Dandy Tea)라고 하여 오래전부터 인기가 있었다. 민들레 뿌리를 말려 볶아서 가루를 내어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인데, 맛과 빛깔은 물론 향기까지도 일반 커피와 비슷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카페인도 없어 권장할 만하다. 이같은 민들레 커피는 비용도 적게 들고 영양이 풍부하므로 이를 상품화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민들레는 민간에서 종기, 식중독, 위궤양 등에 효과가 있어 약으로 쓰인다. 서양에서도 피를 맑게 한다고 하여 종기 치료, 위장병 등에 많이 이용하였다. 생잎을 씹어 먹으면 만성 위장병에 좋고 정력에도 좋다고 한다. 한약재로도 조선민들레가 약효가 뛰어나다 하여 중국에까지
알려졌다.
 민간에서는 다음과 같이 활용한다.
 *위궤양, 위장염 등의 위장병에는 민들레 뿌리와 오이풀 뿌리를 같은 양으로 가루를 만들어 먹거나 생잎을 자주 씹어 먹는다.
 *황달에는 가을에 캐낸 민들레 뿌리를 달여서 하루 세 번으로 나누어 식후에 먹는다. 민들레를 찧어서 꿀에 섞어서 알약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만성 간염에는 봄에 캔 민들레 뿌리를 달여 마신다. 하루 3∼4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편도선염에는 꽃필 무렵의 민들레를 찧어서 나온 즙으로 하루에 여러 번 양치질을 한다. 말려두었다가 달인 물로 양치질을 해도 된다. 

 이것이 토종 

 세계적으로 민들레는 3백여 종이 분포하지만 우리나라에 식생하는 것은 흰민들레, 민들레, 산민들레, 좀민들레, 키다리민들레, 서양민들레 등이다.   그런데 보통 도시 근교나 길옆, 잔디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애석하게도 서양민들레다. 서양민들레는 유럽에서 들어온 것인데, 토종보다 적응력과 생명력이 더 강하여 토종을 쫓아내고 맹렬하게 번식하고 있다. 토종민들레는 서양민들레에 밀려 지금은 한적한 시골에서나 겨우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서양민들레와 토종민들레는 생김새와 성질이 조금 다르다. 토종민들레는
꽃이 4∼5월에 피지만, 서양민들레는 3∼11월까지 오랜 기간 피고, 잎의 생김이 토종은 점잖고 의젓하지만 서양종은 잎의 톱니가 깊고 잘게 갈라져서 조금 조잡하다. 꽃자루를 보면 가장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꽃을 싸고 있는 꽃받침을 총포라고 하는데, 민들레에는 총포둘레에 비늘 모양의 돌기가 있다. 이것을 총포엽이라고 한다. 토종은 이 돌기가  곧게 서 있으나 서양종은 뒤로 젖혀져 있다. 약효나 영양 성분도 조금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자세한  구결과가 아직 없으며 서양민들레도 오랫동안 우리 풍토에 적응하여 왔으므로 웬만큼 토종 되었는지 모르겠다.   흰민들레는 우리나라가 원산인 민들레로 흰꽃이 핀다. 잎이 조금 더  고
모양새가 흐트러져 보인다. 섬을 제외한 전국 각지에 분포하지만 흔하지 않으며, 북쪽보다는 따뜻한 남쪽에 많다. 중국에서 조선포공영이라 하여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치던 것이 흰민들레다. 백화포공영이라고도 한다.
 좀민들레는 민들레보다 잎이 작고 가냘프게 생겼으며 제주도에서 난다. 한라민들레라고도 하고 한국에서만 자라는 특산 식물이다.   산민들레는 잎이 민들레보다 커서 36Cm까지 되는 것이 있으며 건조한 땅에서 잘 자란다.

 ***참고자료
 1.월간 {시사춘추}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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